다음 아고라, 제2의 광우병 사태를 노리는가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를 촉발시켜 사회적인 큰 물의를 일으켰던 다음 아고라의 열기가 재차 달궈지는 분위기다.  


광우병 선동은 다음 아고라 등을 통해 허위 과장된 사실이 국민에게 공포심을 심어주면서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최근 PD수첩에 대한 고등법원의 판결을 통해 광우병 관련 핵심 의혹들이 허위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아고라에는 버젓이 같은 주장이 나오고 있다. 광우병 관련 사태에 대한 진지한 성찰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부 일간지와 인터넷 매체들이 아고라의 활동을 독려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경향신문은 이달 8일 사회면 기사 ‘다음 아고라 다시 기지개…최근 사회이슈 주도 와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2008년 촛불집회 때 인터넷 논쟁의 ‘성지’로 불린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가 다시 뜨고 있다”면서 “아고라는 2009년 초 ‘미네르바’ 박대성 씨 구속 이후 위축됐으나, 최근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의 총상과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날카로운 비판글과 사회고발성 글들로 달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들이 제기한 의혹이 수사 결과 사실로 당국의 분석과 일치하는 등 개가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딸의 사망 사건에 대한 어머니의 호소 글로 경찰이 재수사를 결정하는 등 토론방에서 ‘국민 신문고’로 진화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진단을 실어 아고라 활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 국민신문고에 딸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을 올려 경찰의 재수사를 이끌어낸 어머니의 사연은 물론 의미가 있다. 그러나 아고라에는 여전히 근거가 빈약한 주장과 선동글이 난무하고 있다. 순기능보다는 아직도 여론을 호도하는 역기능이 더 커보이는 것은 필자만의 우려는 아닐 것이다.    


11일 오전 11시 20분 다음 아고라 홈페이지 메인에는 ‘드디어 외국자본의 엑소더스가 시작됐다'(아고라 운영진이 편집해 올린 제목. 원제는 ‘이제 이명박 정권 마지막 자존심인 ‘경제’가 파탄날 차례’)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적잖은 경제상식을 동원한 것처럼 보이는데 주요 포인트는 ‘외국자본이 엑소더스를 시작했고, 금리를 올려도 외자 유입이 없을 가능성이 크고,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터지면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없을 것이고, 환율이 앞으로 기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점이다. 


말미에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 하는 꼬라지를 보니 경제가 제대로 될 리가 없겠고, 이명박이 대통령 된 이후 3년간 지켜보니 사실상 언론 장악과 남북관계 파탄을 빼고 나면 이명박이 추구했던 모든 것이 다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있는 것을 목격하면서 (중략), 그동안 이명박이 차곡 차곡 쌓아올린 엄청난 국가 빚더미가 재앙 수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또한 몇년 후 에 광우병에 걸려서 후회하고 이명박을 원망한들 무슨 소용있냐는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주장으로 끝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는 “무엇을 예측하는 것인지, 환율상승을 경고하는 주장인지 주제가 분명하지 않고 별 분석이랄 것이 없는 글”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율은 상대적인것이니까 미국 경제의 터닝이 어떨지에 달린 문제이고, 만일 원화 환율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는 주장을 펴려면 한국 경제가 크게 나빠지든지 미국 경제가 크게 호전될것이라는 등의 전망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그런 분석이 전혀 없어서 비판하거나 반박할 근거도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같은 시간 아고라 토론방 메인에도 사실상 정부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순대장사도 못하겠다는 제목의 이 글은 “구제역 때문에.. 손님이 없어 한우전문점이 울고, 각종 지역 행사가 취소되면서 지역경제가 죽어 울고, 우유때문에 인상 쓰고, 김치찌개값에 인상 쓰고, 족발 때문에 인상 쓰고(중략), 순대 가게는 이러다 장사를 접어야 할지 모른다며 한숨을 내쉬는 최악의 상황속에서.. 모든 게 다 거침없이 오르는 가운데 국민들은 힘들어 죽겠다며 울거나 인상 쓰는, 말 그대로 민심이 흉흉한 가운데..”라며 민심이 극도로 악화됐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고라 메인에 올라오는 글은 다음 아고라 운영진이 최종 선택한다. 제목도 편집자가 수정했다. 사실상 언론사 데스크 역할을 한 셈이다. 다음 측은 “조회수와 추천글, 그리고 이슈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다음 측 설명은 다음 네티즌이나 편집자의 선호도와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특히 아고라 토론방에는 현 정부를 맹목적으로 비판한 글들이 많아 정부를 비방하는 글들이 이슈를 주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아고라의 더 큰 문제는 네티즌들에게 접근이 용이한 메인글이 사실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지, 논리나 주장의 합리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적극적으로 검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네티즌들이 추천하고 편집자가 이를 검증할 능력이 없으면 말도 안 되는 선동글이 네티즌들의 여론을 호도할 가능성이 있다. 


내년에는 대선과 총선이 있다. 이러한 격변의 시기에 아고라처럼 젊은 네티즌들이 많이 찾는 곳은 정확성과 공정성을 추구할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고 과거 광우병 사태처럼 근거 없는 주의 주장이 난립하고 인터넷 여론이 여기에 휘둘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지게 된다는 점을 아고라 운영진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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