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목받는 ‘북한의 입’ 김명철 박사

’김정일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유명한 재일교포 김명철 박사가 최근 저서를 통해 북한이 1998년 5월 파키스탄 핵실험 당시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의 대리실험을 했다고 주장한 사실이 새삼 주목 받고 있다.

김명철 박사는 지난 3월 발간한 ’김정일 한(恨)의 핵전략’(도서출판 동북아刊)에서 “아직까지 북한에서 핵실험이 실시된 적이 없다”면서 “1998년 5월 28일 실시된 파키스탄 핵실험은 북한이 제공한 원폭ㆍ수폭을 사용한 실험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안보분야 상업용사이트인 ’글로벌 시큐러티’는 김 박사의 책 출간 두 달 뒤인 지난 2일 “98년 파키스탄의 카란 사막에서 실시된 두 차례 핵실험 중 두번째 실험에 북한이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저서에서 “북한은 이미 1985년 핵개발을 완료했고 이듬해 탄도미사일 발사실험에 성공했다. 또 1989년 미 본토를 겨냥한 다단식 미사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김 박사의 주장대로라면, 핵실험 준비를 위해 북한이 90년대 말부터 함북 길주군 인근 지역에서 대규모 갱도굴착 공사를 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설득력을 잃는 셈이다.

다만 북한이 지난 2월 외무성 담화를 통해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무기한 불참을 선언한 이후 북ㆍ미간 긴장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핵실험을 통한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는 북한이 1984년 탄도미사일 발사실험 성공, 1985년 핵무기 생산시설 가동, 1989년 미 본토를 겨냥한 다단식 미사일 개발 등 새로운 ‘사실’들을 내놓기도 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과거 김 박사의 다른 저술을 접하고 나서 “김명철은 나의 의중을 잘 이해한다”고 말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2000년 김 박사가 저술한 ’김정일의 통일전략’은 서울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김 박사는 저서에서 “북한은 6ㆍ25전쟁 당시 미국으로부터 세 차례나 핵공격을 당할 뻔했고 전쟁후에도 50여년간 항시적으로 핵공격 위협에 노출된 전세계적으로 특이한 국가”라면서 북한의 핵전략을 한민족 특유의 한(恨) 정서로 접근해 관심을 모았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