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목받는 `리비아식 북핵 해법’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의 리비아 방문을 계기로 ‘리비아식 해법’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무아마르 알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26일 반 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도 리비아의 조치를 따라야 하며, 국제사회는 핵의 평화적 사용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카다피 원수가 우리 정부 고위인사에게 직접 ‘리비아식 해법’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비아식 해법’이란 서방국가와 유엔의 경제봉쇄로 국가경제 마비 상태가 초래되자 카다피 국가원수가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며 그것을 입증하기 위한 사찰에 응하기로 결단했고 미국을 포함한 서방 진영은 대(對) 리비아 체제보장 및 경제원조를해주기로 한 것을 일컫는다.

리비아는 당시 핵무기 개발을 위한 핵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추진하다가 서방의정보 당국에 포착돼 유엔과 서방국가들로부터 강력한 경제제재를 받았다.

특히 리비아는 영국 상공에서 발생한 여객기 폭발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인도하지 않고 국가적으로 보호하다가 테러집단 지원국가로 지목되기도 했다.

‘리비아식 해법’은 미국을 대신한 영국 정보 기관이 리비아와 9개월에 걸친 비밀협상을 통해 가능했으며, 그 과정에서 카다피 국가원수의 3남인 세이프 알 이슬람이 적극적인 중개역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집권 2기의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리비아식 해법’이 북핵 해결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북한이 HEU(고농축우라늄) 핵프로그램 개발을 포함해 모든 핵 시설.

물질.프로그램을 ‘자백’해야 하며, 그 자백을 토대로 IAEA(국제원자력기구) 추가의정서에 북한을 가입시켜 IAEA가 ‘언제 어디든’ 의심나는 시설들을 사찰할 수 있도록하자는 것이다.

작년 7월 부시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방한한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놀랄만한 대가가 있을 것이라며 ‘리비아식 해법’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8∼11일에는 ‘리비아식 해법’을 가능케 한 미국 내 막후 주역이었던 톰 랜토스 하원의원(민주당)이 북한을 방문했으며, 방문 기간에 과거 경험을 북측 지도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리비아식 해법’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은상황에서 핵 의혹 시설 사찰을 빌미로 자국의 군사시설에 관한 기밀.정보를 확보하려는 술책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리비아식 해법’은 ‘선(先) 핵포기’를 강요하는 것으로 안전장치없는 무장해제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북한 측 논리다.

북한은 따라서 북핵문제는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이 쌍무협상을 통해, 우선 핵동결과 보상이 동시에 이뤄지는 이른바 동시행동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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