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韓.美 對北문제 시각차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의 포괄적 접근’이란 말로 표현됐던 두 나라의 대북문제 공통해법이 또다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한.미 양국 정부 관계자는 18일(현지시간) 각각 한국 특파원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열어 정상회담을 평가하고 대북 현안을 둘러싼 양국 정부의 입장을 소개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양측의 대북인식 및 입장차가 그대로 노출됐다. 특히 1시간도 안되는 사이에 양측의 간담회가 잇따라 열려 양국의 입장차이가 더 뚜렷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대북제재문제 = 가장 선명하게 의견차가 드러난 대목이다. 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은 북핵 6자회담의 평화적 해결을 거듭 확인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 직후 한국 정부가 취했던 대북쌀.비료지원 중단을 거론, 사실상 대북제재를 취했음을 역설했다. `다름’보다는 `닮음’을 강조했던 것.

간담회에선 양측의 간극이 감춰지지 않았다.

이태식 주미대사는 국제사회의 유엔 안보리 북한 미사일 관련 결의(유엔결의 1695) 이행 움직임과 관련, “우리 정부도 북한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1695호와 직접 관계되지 않은 제재조치는 안하는 게 좋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미사일 응징조치라고 하더라도 미묘한 시점에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냄으로써 6자회담 재개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워싱턴 소식통은 특히 미국 정부가 지난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및 2000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유예 선언에 따라 해제했던 인적교류 및 교역, 투자제한 조치를 철회, 북한에 다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한국정부는 이에 반대한다고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은 유엔 결의를 이행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1994년 이전의 (북.미관계) 패키지로 돌아가는 것은 옵션 중 하나”라고 말해 이를 공식화했다.

물론 그는 아직 최종결론이 내려진 상황은 아니라고 여운을 남기긴 했지만 일본 정부의 대북제재 발표를 환영하며 미국의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방코델타아시아(BDA)조사 조속 종결 = 최근 노 대통령이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직접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이 문제에 대해서도 국무부 관계자는 사실상 미국측의 거부입장을 밝혔다.

BDA문제는 불법활동 단속에 관한 문제로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무부 관계자는 한국측이 제시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의 핵심요소 중 하나가 BDA 관련 조치임을 언급하며 “BDA케이스는 솔직히 성사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 관계자는 “재무부에 따르면 조사활동이 계속되고 있어 현 시점에선 많은 일들이 남아 있어 조사가 얼마나 걸릴 지 모른다”고 말해 지속적인 조사방침을 분명히 했다.

반면 한국정부는 북한이 BDA 조사문제를 6자회담 불참 명분으로 삼고 있음을 지적, 조속한 시일 내에 이 조사가 종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결된 북한 계좌 50개의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관련국들이 행동하기도 쉬워지고 북한의 불만도 파악하게 돼 중재하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게 한국 정부의 견해다. 또 북한으로선 구체적 증거가 제시되면 승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대사는 “증거가 있는데 북한이 승복하지 않고 6자회담에 안나온다면 6자회담에 관심없고, 핵포기 의사가 없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라면서 “조사결과가 나오면 북.미간 별도 회담이 이뤄져야 하고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의 포괄적 접근’ 용어 문제 = 한국측은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고 밝혔으나 미 국무부 관계자는 한국측의 제안이며 구체적으로 용어에 합의한 사실은 없음을 밝혔다.

이 대사는 용어 개념에 대해 “양측이 논의 중인 것을 계속 협의.발전시켜 북핵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노력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금주중 뉴욕에서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가 만나 후속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은 `미완성 개념’이지만 양국간 대북 접근법 원칙으로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 용어가 한국측 제안임을 확인한 뒤 “두 나라 정부가 용어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해 용어 및 개념에 대해 명시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은 아님을 내비쳤다.

다만 그는 “한국 정부가 정상회담의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이런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에는 “우리는 서울과 워싱턴에서 모두 받아들일 수 있고, 실질적으로 북한에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접근법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용어 자체보다 내용을 강조, 한국 정부 입장을 두둔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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