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등장한 北의 ‘서해 해상경계선’

북한군이 17일 성명을 통해 과거 북측이 선포한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서해 상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인민군 총참모부(남한의 합참)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미 세상에 선포한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그대로 고수하게 될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며 “조국이 통일되는 그날까지 조선 서해에는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이 아니라 오직 우리가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만이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953년 8월 유엔군사령관에 의해 설정돼 남북 해상경계선 역할을 해온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이 선포한 해상군사분계선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재천명한 것이다.

북측이 새해 벽두부터 서해 해상경계선 문제를 거론하고 나옴에 따라 서해 상에서의 남북한 충돌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북한의 해상군사분계선 = 북한은 1999년 6월 제1차 연평해전이 발발한 뒤인 그해 9월2일 인민군 총참모부 ‘특별보도’를 통해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선포하고 NLL의 무효화를 주장했다.

당시 북측은 ▲북측 강령반도 끝단인 등산곶과 남측 굴업도 사이의 등거리점 ▲북측 웅도와 남측 서격렬비열도, 서엽도 사이의 등거리점 ▲그로부터 서남쪽의 점을 지나 북한과 중국의 해상경계선까지 연결한 선의 북쪽 해상수역을 인민군 해상군사통제수역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즉 서해 격렬비열도부터 등산곶까지의 해상 대부분을 북쪽 관할 수역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어 인민군 해군사령부는 2000년 3월23일에 ‘중대보도’를 통해 ‘서해 5개섬 통항질서’를 발표하고 남측 선박은 북측이 지정한 2개의 수로를 통해서만 운항할 수 있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백령도와 연평도로 출.입항하는 2개 수로를 지정해 함정과 민간선박이 이곳으로만 다녀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후 북측은 해상군사분계선 설정 문제를 놓고 전술적인 변화를 시도해왔다.

2006년 5월16일 제4차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김영철 북측 단장은 “북측은 서해 5개 섬에 대한 남측의 주권을 인정하고 섬 주변 관할수역 문제는 쌍방이 합리적으로 합의해 가깝게 대치하고 있는 수역의 해상군사분계선은 반분하고 그 밖의 수역은 영해권을 존중하는 원칙에서 설정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서해 5개 섬과 북측 육지가 만나는 곳은 절반으로 나누되 나머지 수역은 12해리 영해기선 원칙 등을 준수해 설정하자는 것으로, 이럴 경우 해상경계선은 NLL 이남 1~2km 부근에서 설정된다.

이는 서해 우도에서 비스듬히 서해 쪽으로 그어져 NLL을 상당히 남하해 덕적군도 위쪽의 해상을 거의 북측 수역으로 설정하고 있는 1999년 해상군사분계선보다 다소 완화된 것이다.

특히 북측이 해상경계선으로 제시한 지점은 북측이 서해 공동어로구역으로 설정하자는 수역과 겹쳐진다. 남측은 이 때문에 북측 제안을 수용하면 NLL 남쪽으로 경계선이 설정돼 NLL이 무력화되기 때문에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실질적 해상경계선인 NLL = 북방한계선은 1953년 8월30일 당시 유엔군사령관 마크 클라크 대장이 설정했다. 그는 한반도 해역에서 남북간 우발적 무력충돌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예방한다는 목적으로 동해와 서해에 아측 해군과 공군의 초계활동을 한정하자는 목적으로 NLL을 설정했다.

국방부와 유엔사는 NLL을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으로 인식하고 있다.

즉 NLL이 정전협정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설정된 선으로서 현재까지 우리가 실효적으로 관할해왔고 해상군사분계선의 기능과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남북간의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이라는 것이다.

비록 NLL이 유엔군사령관이 설정한 선이기는 하지만 전쟁 종결 당시 쌍방 당사자간의 특수한 전력배치 관계와 정전협정 조문해석에 근거해 적법하게 성립된 해상 군사분계선이며 정전협정 주체들이 당연히 준수해야 할 해상의 군사분계선(MDL)이라는 것.

남측은 2006년 3월 제3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측이 해상군사분계선 획정문제를 협의하자고 주장하자 같은 해 5월 제4차 회담에서 ▲NLL 존중 및 준수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군사분야 합의사항 이행 원칙을 전제로 국방장관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유엔사측도 연평해전 당시 북한군과 회담에서 “새로운 해상불가침 경계선은 남북간 군사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해야 하며 그때까지는 현 NLL이 준수돼야 한다”며 국방부와 같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남북은 2007년 11월 평양에서 열린 제2차 국방장관회담 합의서에 “해상불가침경계선 문제와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를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 운영해 해결해 나간다”고 명시하고 지금까지 관할해온 불가침경계선(NLL)과 구역을 철저히 준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남측은 두 차례 연평해전을 겪으면서 NLL 수호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NLL 후방에 한국형 구축함(KDX-Ⅱ)인 문무대왕함(4천500t급)을 배치시켜 놓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