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北 급변사태 논의할 때”

“이제 다시 북한의 급변사태에 주목할 때다.”

20일 고려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1세기 국가발전연구원(NDI) 개원 10주년 학술회의 참가자들은 북한의 급변사태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북한 급변사태와 우리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급변사태의 유형, 주변국의 반응, 남한 정부의 대응책 등에 대한 논의와 비판이 계속됐다.

먼저 NDI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통해 대결 구도로 나가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참여는 늘어날 것”이라며 이러한 사태가 북한의 위기로 직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의장은 또 “정부는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해야 할 시점에 딴지를 걸고 있으며 급변사태에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정부는 무너져 가는 북한 정부에 대한 착시현상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발제자로 나선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급변사태를 논의하고 북한의 변화에 주목해야 함에도 지난 8-9년 동안 의도적·정책적으로 제한당했다”면서 “햇볕정책 이라는 정책 요소와 북한의 경제회복, 비교적 순탄한 정권이양 등의 이유로 급변사태에 관심을 덜 기울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최근 다시 북한의 급변사태를 논의해야 하는 것은 북한 내부의 변화가 단순한 정책오류가 아니라 구조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1995년을 전후해 임계점에 도달했던 북한의 위기지수가 하향 곡선을 그리다 다시 임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 급변사태 발생에 대비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성급하게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며 “포용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도외시됐던 급변사태 대응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급변사태에) 국군의 개입이 당위적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 상황에서 국군 개입은 국제법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며 현실적으로 한·미 공동으로 북한의 안정회복에 나설 때 외세 개입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는 전작권을 환수하는 것이 북한의 급변사태 관리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주도하는 것보다 미국 주도로 공동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피터 벡 국제위기감시기구(ICG) 동북아사무소장은 “북한의 붕괴는 갑작스럽고, 조용하지 않고, 부드럽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북한의 붕괴 가능성이 커질 수 밖에 없고 아직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후 정권교체의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반인들이 북한의 급변사태에 관심이 없고, 정부가 아무리 지원해도 북한 급변사태의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며 “남남(南南)갈등이 제일 답답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 급변사태 관련) 학술회의를 준비하면서 정부와 관계가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했다. 정부는 급변사태 문제에 무지하다”라고 지적하는 등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북한 정권의 위기 가능성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이 꾸준히 도마에 올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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