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 ‘한국전쟁은 일본에 관한 전쟁’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에 미국이 참전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국 자체보다는 일본의 공산화를 저지하는데 목적이 있었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10일 입수한 미국 행정부의 기밀해제된 자료에 따르면 닉슨 전 대통령은 40년전인 지난 1970년 9월 16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일리노이, 인디애나, 아이오와주 등지의 지역 언론인 60명에게 비보도(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행한 연설에서 이런 인식의 일단을 드러냈다.


자료에 따르면 닉슨은 당시 연설에서 “해리 투르먼 전 대통령이 한국전 참전 결정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관해 많은 논란이 있었을 때 나는 `공산주의자의 입장에서 한국전쟁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반드시 참전해야 한다’는 세계 공산주의운동 전문가(휘태커 체임버)의 분석이 가슴에 와 닿았다”면서 “(한국전쟁의 성격은) 정말 그랬다”고 동의를 표시했다.


이어 닉슨은 “(한국전쟁 발발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되돌아볼 때 만일 한국이 무너졌다면, 당시 일본은 비록 미국에 대한 엄청난 경제적 의존도와 미국의 대일 방위보장에도 불구하고 공산주의에 경도된 아주 강력한 사회당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공산주의) 궤도로 끌려들어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면서 “한국은 (일본의 공산화 문제와 관련된) 존재였다”고 말했다.


닉슨은 한국전에 대해 이런 논리를 전개하면서 당시 미국내에서 논란이 한창이던 베트남전과 관련, “역사는 적어도 베트남전에 대해서는 베트남과 베트남 국민들이 전쟁에서 살아남아서 자신들이 원하는 정부 형태를 선택할 권리가 있는지에 관한 전쟁으로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한국전쟁과는 차별화된 해석을 내놨다.


다만 닉슨은 베트남전을 어떤 방식으로 끝내느냐에 따라 그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그것은 동남아시아, 태평양, 일본은 물론 일반적 의미에서 세계 평화에 관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 국가단위로는 일본을 유일하게 지목했다.


닉슨은 “(베트남전 종전 방식이) 만일 베트남전과 같은 도발을 시도하려는 세력들을 고무시키거나, 미국의 실패로 해석되는 방식으로 끝나게 되면 그 영향은 엄청나고 치명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닉슨은 이듬해인 1971년 4월 20일 백악관에서 공화당 의회 지도부를 초청해 회동한 자리에서 일본 국민의 근면성과 능력을 유독 치켜세우면서 “일본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닉슨은 “유럽에서 가장 능력있고, 역동적이면서도 활력있는 국민은 독일인이며, 아시아에서는 일본인”이라면서 “이 두 국민은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에서뿐아니라 미국이 세계 최강인데다 그들에게 국가안보의 우산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지금 우리 편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억 인구의 일본이 8억 인구의 중국 보다 2배가 많은 철강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일본 국민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우리는 일본을 우리 편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재삼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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