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가는 납치자, 답답한 한국정부

국정원이 김동식 목사 납북 사건의 공범인 조선족 류모씨를 구속하고 나머지 공범 7-8명의 신병 확보에 나선 사실이 14일 언론에 밝혀졌다. 이 사건은 1995년 납치된 안승훈 목사 사건 이후 두 번째로 발생한 한국인 목사 납치사건으로 최근 진경숙 납북사건과 함께 북한 당국에 의한 한국인 납치가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김목사는 납치 사건 경과이다.

지난 2000년 납치 당시 김 목사는 북한으로 ‘쪽’성경(각 복음서 별로 나누어 분리한 성경)을 들여보내 선교사업을 진행함과 동시에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적극 주선하고 있었다. 김 목사의 행적을 모두 소개할 수 없지만 기독교 전파와 탈북지원 활동만 보아도 그 당시 북한 납치 공작조의 주요한 표적이 되었던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한 탈북자 가족의 안전한 피신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김목사는 2000년 1월 16일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다가 한 패의 젊은 무리들에 의해 납치되었다. 뒷날 이들은 중국에서 납치공작을 주도했던 이춘길(가명, 34세)의 증언을 통해 북한 보위사령부 공작원 3인과 이에 협조한 조선족 6인으로 밝혀졌다.

김목사 납치사건을 증언한 북한 보위부 공작조 출신 이씨는 2003년 1월 22일 한국으로 들어왔다. 그는 관계기관 조사를 받으면서 김동식 납치사건의 전모를 진술했다. 이씨는 한국으로 입국하기 전, 중국에서 활동하는 국가보위부, 보위사령부 산하 납치조의 명단을 한 언론사에 보내왔고, 여기에 김목사 납치에 관여한 북한 공작원 3인과, 조선족 협조자 6인의 명단이 포함되어 있었다.

김 목사 납치에 가담한 공범 중에 이 모씨와 류 모씨 2인이 지난 2001년 8월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2003년 초 이춘길의 첩보로 수사 재개에 나선 국정원은 경기도 모처에서 잠복수사를 통해 류 모씨를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머지는 중국으로 도주해 수사가 진전되지 못했다. 다시 수사는 답보 상태에 머물렀고 국정원은 최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공개된 것으로 보인다.

4년 전 중국에서 일어난 납치사건이 몇 년이 지나서야 초기 수사단계를 거칠 정도로 답보상태인 이유는 무엇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북한이 납치를 주도하고 중국 국적의 조선족이 협력한 사건으로 신병확보도 어렵고, 근본적으로 남북문제라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사실 수사기관에 의한 해결이 불가능하다. 김목사를 비롯해 납치된 한국인을 데려오는 몫은 한국정부에게 있다. 자국민 보호를 위한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사건이다. 그 대상이 북한이라 할지라도 우리 정부는 단호하게 접근해야 한다. 언제까지 우리 국민이 납치되어 생명의 위협을 당하고 있는 사태를 외면할 것인지 답답할 노릇이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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