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토론회가 6자회담 복귀 분수령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전격 선언한 배경에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됐던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주최 비공개 민.관 합동토론회가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북한은 10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외무성 대변인 답변을 통해 “지난 6월30일부터 7월1일까지 뉴욕에서 우리 외무성과 미 국무부 대표들이 마주앉아 6자회담에 나가는 우리의 명분을 마련하는 문제를 놓고 진지하게 협상하여 기본상 견해의 일치를 보았다”고 언급, 당시 토론회가 6자회담 재개의 분수령이 됐음을 밝혔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6.17 면담’에서 “7월 중 복귀 용의”를 표명함으로써 물꼬가 트였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북.미 추가 접촉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북한이 회담 복귀를 결심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뭔가 명분을 만들어주는 일종의 요식행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결과적으로 뉴욕 토론회는 너무 공식적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도 북.미 양국이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 셈이다.

북 외무성 대변인은 당시 토론회에서 참석했던 리근 외무성 국장과 한성렬 주(駐) 유엔대사, 조셉 디트러니 대북협상대사와 제임스 포스터 국무부 한국과장을 각각 양국의 ‘대표’라고 지칭했다.

비록 북한이 토론회라는 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북.미 양국 간의 공식 접촉, 즉 실무 레벨의 당국간 회담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대변인이 “6자회담에 나가는 우리의 명분을 마련하는 문제를 놓고 기본상 견해의 일치를 보았다”고 언급한 것은 북.미 양국이 뉴욕 접촉에서 6자회담 재개의 원칙에 합의하고 북한이 미국에게 모종의 역할을 주문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그것은 라이스 국무장관의 ‘주권국가’ 발언이었을 공산이 크다. 북한이 라이스 국무장관이 한 번 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미국에 대해 ‘이해심’을 발휘하는 모양새로 회담에 복귀한다는 합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외무성 대변인이 “우리는 그 사이 여러 차례 있은 뉴욕 조.미 접촉에서 미국이 우리의 자주권을 인정하고 불침의사를 명백히 하는 등으로 회담 기초를 복구하면 회담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강조한 데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북한은 뉴욕 토론회에서 미국측에 이같은 입장을 제시하면서 그간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에 대한 철회 및 사과를 회담 복귀의 조건으로 내세웠던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는 유연성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물밑 접촉의 결과인지 라이스 장관은 9일 중국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하며 침공의사가 없다”고 발언했고 그날 밤 북한은 6자회담 복귀를 전격 선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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