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한국계 단원들 “개운치 않지만..”

뉴욕필하모닉에서 13년간 바이올린을 맡고 있는 리자 김(37)은 평양 공연을 위한 출국을 앞두고 여전히 마음이 개운치 않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태어난 리자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출신이고 어머니는 한 때 북한에 점령됐던 지역 출신.

리자는 뉴욕필의 평양공연 문제가 제기되자 처음에는 동행보다는 잔류가 가능한 지를 알아보았고 부모님 의견을 들어보기도 했다. 어머니는 게스트로서 동행 가능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아버지는 김정일 정권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리자의 복잡한 심정은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이 뉴욕필에 방문 필요성을 설명하고 나서야 가는 쪽으로 해결이 났다.

리자는 “과거에 일어났거나 현재 그 곳에서 진행중인 어떤 일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그런 종류의 느낌”이라고 공연을 앞둔 심경을 표현했다.

리자는 이어 “우리 공연이 더 조화로운 방식으로 관계를 강화하려는 노력인 줄 알지만 실제로는 일반인들과 관련이 없고 단지 북한 정권의 입지를 강화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들의 진정한 개방 의지를 보여주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계의 다른 단원들도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지만 이번 공연이 개방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기도 하다.

차석 바이올리니스트로 아버지가 북한 출신인 미셸 김은 “우리는 정치적으로 접근하지 않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측면을 보고 가려고 하고 있고 음악이 가진 사랑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필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로린 마젤(77)은 브레즈네프 시절의 러시아, 프랑코 집권기의 스페인에서도 자신이 지휘했던 사례를 지적하며 “정권의 신봉자들이 아닌 현지인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거나 손을 내밀 수도 있는 법”이라며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마젤은 또 “죄수나 그들의 처우방식을 예로 들때 미국이라고 모든 것이 투명하다거나 전 세계에 내놓을 만한 본보기라고 단언할 수 없는 만큼 다른 사람들의 잘못에 대한 도덕적 판단은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06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뉴욕필은 오는 26일 평양공연을 비롯한 3주간의 아시아투어를 위해 오는 7일 출국길에 오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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