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평양공연 물꼬 튼 北문화성 초청장

박길연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지난 1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평양공연 발표 기자회견에서 “뉴욕필 평양공연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청에 따른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문화성 초청에 의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뉴욕필 평양 공연은 북한 체제의 특성상 김 위원장의 비준이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이지만 박 대사의 말대로 적어도 형식상으로는 북한 문화성의 공연초청 확인서가 물꼬를 튼 것만은 사실이다.

13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북한 문화성 확인서는 북한이 올해 6월부터 정부 차원에서 뉴욕필 평양공연에 관심을 갖고 적극 추진하고 있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강능수 문화상 명의로 6월18일자로 작성된 확인서는 “조선예술교류협회와 홍콩 대풍국제투자그룹(이하 대풍그룹) 사이에서 교섭되고 있는 미국 뉴욕필하모닉악단의 평양방문 공연을 환영하고 이에 동의하면서 뉴욕필하모닉악단과 그 동행성원들의 평양 방문시 그들의 안전과 편의, 공연을 원만히 보장하도록 협력할 것을 확인한다”고 약속하고 있다. 사실상 뉴욕필을 평양으로 초대한다는 북한 정부의 초청장이었던 셈이다.

확인서에 언급된 대풍그룹은 북한의 주도로 홍콩에 설립한 다국적 투자회사다. 대풍그룹은 작년 12월 한국인 공연기획가 배경환씨로부터 뉴욕필 평양 공연을 추진해보자는 제안을 받고 그를 부총재로 영입, 스폰서와 중계방송사 물색에 나섰으며, 문화성도 산하 예술교류단체인 조선예술교류협회를 대풍그룹의 파트너로 내세워 공연 추진권한을 양측에 위임했다.

문화성이 확인서를 발급한 직후인 6월29일 합의서를 체결한 양측은 7월초 한 미국인 중개인을 통해 뉴욕필에 확인서를 전달하고 교섭에 착수했다.

하지만 뉴욕필에서 7월 중순께 “오는 2009년까지는 한반도 지역에서 공연 계획이 없다”는 비관적인 답변을 전해오면서 양측이 추진해왔던 평양공연은 사실상 물건너가는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뉴욕필 평양 공연은 지난 8월14일 북핵 불능화 논의를 위해 베이징(北京)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양자접촉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풍그룹의 한 관계자는 “당시 양자접촉에서 뉴욕필 평양 공연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의 전언대로 뉴욕필 평양 공연은 양자접촉이 이뤄진 뒤인 올해 10월 자린 메타 뉴욕필 사장이 직접 조사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하면서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며 마침내 10일 역사적인 평양 공연이 확정, 발표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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