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평양공연 北 주민에 작은 선물되길

2005년 8월 광복 60주년을 기념해서 평양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가수 조용필 씨가 단독 콘서트를 가졌다. 당시 가수 조용필은 무표정한 표정으로 드문 박수를 보내는 평양 관객들을 앞에 두고도 온몸으로 열창하는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관객들 모두가 무표정했던 것은 아니었다. 조용필의 열창에 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던 젊은 여성 관객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카메라는 그 여성에 초점을 맞췄다. 조용필의 혼을 담은 열창이 메마른 평양 처녀의 가슴을 녹였으리라 생각된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26일 평양에서 공연을 갖는다. 미국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이 미국에 가장 적대적인 북한을 찾았고,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뉴욕필이 지구상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에서 공연을 가지니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일부에서는 이번 공연을 미국과 중국의 해빙을 상징한 핑퐁외교로 비유하기도 한다. 평양 동행 취재인원만 1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번 공연은 대동강 구역에 위치한 동평양대극장에서 진행된다. 북한은 이번 공연을 위해 극장을 일부 수리했다. 이번 공연은 북한 전 지역에 라디오로 중계되고, 전세계에는 TV로 생중계된다.

첫 공연의 의미를 살려 미국과 북한의 국가가 연주되는 파격도 선보인다. 공연 관계자에 따르면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이 있으면 우리의 전통 민요인 ‘아리랑’도 공연할 예정이라고 한다.

북한에서 클래식을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조선국립교향악단과 윤이상관현악단 같은 관현악단의 수준은 매우 높지만 대부분 음악 영재교육을 받은 유학파들이 대부분이다.

북한 중고등 교육 음악교과서에는 클래식이 등장하지 않는다. 북한 전지역에 라디오로 중계된다고 해도 공연을 듣고 이해할 사람은 몇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북한의 개방 시늉에 전 세계가 들러리를 서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탈북자 김철용 씨는 재즈가 좋아서 남한에 왔다고 말했다. 지금 평양에서도 음악의 자유를 미칠 듯이 갈구하는 예술인들이 존재할 것이다. 이번 공연은 그들의 잠자던 예술혼을 다시 깨울 수 있을 것이다.

뉴욕필 평양 공연에 대해 이러저러한 말들이 많다. 다들 일리가 있다. 그러나 조용필의 노래에 마음의 문을 연 한 평양 처녀처럼 뉴욕필에게 영혼의 상처를 치유 받는 평양 주민과 예술인이 있다면 그 공연은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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