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北공연 앞두고 35년前 필라델피아필 中공연 관심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오는 26일 뉴욕필하모닉의 평양 공연을 앞두고 1973년 9월 유진 올만디가 이끌었던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의 베이징(北京) 당시 공연에 대한 뒷얘기를 소개한 기사를 20일자에 게재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의 방중은 당시 지휘자 유진 올만디가 71년 키신저가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한 직후 닉슨 대통령에게 건의해 성사됐다.

하지만 악단은 마차나 자전거가 운송 수단의 주종을 이뤘던 중국에서 무려 104명에 달하는 악단과 악기, 무대설비 등을 수송할 교통수단이 있을지, 또 악단을 태우고 중국으로 날아갈 보잉 707기가 착륙할 장소가 있을지가 우선 걱정거리였다.

닉슨 대통령의 추진 아래 중미 양국의 물밑교섭을 통해 이런 실무적 문제는 해결됐고 마침내 방중 공연이 이뤄지게 됐다.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은 베이징 도착부터 아주 ‘특별한 대접’을 받았다.

숙소에서 나와 자유롭게 시내를 산보하면서 중국 사회의 평범한 일상을 관찰할 수 있는 아주 드문 기회를 가졌다. 당시만 해도 베이징에서는 서방 외국인이 임의로 시내를 다니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던 때였다.

일부 단원들은 아침에 일어나 가두에서 운동을 겸한 원반던지기 놀이를 하기도 했다. 당연히 이 장면은 길가던 중국인 행인들의 눈길을 잡아 끌었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심지에 어떤 중국인은 이들의 놀이에 참가하기도 했다.

어떤 단원들은 아침에 시내로 나가 중국인들이 아침 식사로 즐겨먹는 요빙(油餠.기름에 튀긴 중국식 호떡)을 사러 다른 중국인들과 함께 줄을 서기도 했다.

이들이 나타나자 행렬에서는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어떤 중국인들은 이들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중국인의 환영인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던 단원들은 어느덧 줄 맨 앞으로 밀려나 있었다. 빨리 요빙을 맛보게 하려는 중국인들의 배려였던 셈이다.

베이징 공연을 끝마치고 관광차 상해를 방문한 한 바이올린 주자는 한 건물에서 울려 나오는 바이올린 소리를 듣고 무작정 건물로 올라가기도 했다. 때마침 그곳에서 한 중국인 학생이 바이올린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당황한 학생을 상대로 1시간 가량 레슨을 하고 나오기도 했다.

필라델리아 교향악단은 중국을 떠나면서 음반과 악보는 물론 악기까지 남겨두고 나왔다.

당시 리더룬(李德倫)이 이끌었던 중국 중앙교향악단은 광산이나 농촌에서 일하다 베이징으로 올라온 연주자들로 구성돼 있었으며, 단원들은 인쇄된 악보가 없어 손으로 베낀 악보를 쓰고 있었으며, 악기마저 너무 낡아 군데군데 본드로 수리를 해서 연주에 사용하고 있을 정도였다.

미국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일부 단원들은 중국에 머물면서 사귄 중국인 친구로부터 주소를 받아 악보를 보내주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의 베이징공연은 그때까지 정식 외교관계가 성립되지 않았던 당시 중미 사이의 예술가, 학자, 학생 등 민간교류의 물꼬를 트고 신중국 성립 이후 25년간 존재했던 ‘죽의 장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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