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간 6者, 北核 대타협 모색하나?

제 64차 유엔총회, G20(선진 20개국) 금융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주변 정상들과의 연쇄 회담 등을 통해 전방위적인 ‘북핵 외교’에 나선다.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이하 현지시각)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 신임 총리와 잇따라 개별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등 관련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북 양자대화를 앞두고 미묘한 입장에 처한 한중 양국은 북핵 문제가 다자간 틀 아래에서 해결되어야 한다는 데 강한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중국은 최근 다이빙궈 국무위원을 특사로 파견해 김정일에게 북핵 문제와 관련한 직접적인 메시지를 받아왔다. 따라서 이 대통령은 북한의 대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하고, 6자회담 개최 가능성을 신중하게 따져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도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적극 타산해 볼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하토야마 총리는 이번 유엔총회를 통해 국제무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 주 출범한 민주당 정부의 외교정책 구상을 주변 우방국들에 설명하는데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양국간 공조 방안이 큰 틀에서 합의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 외에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 각종 간담회 등을 통해 북핵 문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구상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북핵 포기의 대가를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5자 협의의 유용성을 주장해 온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접근법’에 대한 동의를 끌어낸 바 있다. 8·15경축사를 통해서는 북핵 폐기에 따른 한반도 신(新) 평화구상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이번 정상들 간 만남을 통해 최근 미국이 밝힌 ‘대북 인센티브’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 간 협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다시 한 번 국제공조를 다지는 차원의 대화가 될 것”이라며 “특히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 대타협)’ 방안에 대해 5자간 입장을 조율하는 작업들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춘근 이화여대 겸임교수는 “한미 모두 지금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실제적 움직임을 보일 때야 이러한 ‘당근’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라며 “최근 상황이 좋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과거 부시 정부 때와 같은 실수는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대통령 수행 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21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외교부 문태영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에서는 한미동맹, 북핵문제 등 양국간 현안에 대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핵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도 6자회담 관련국들과 연쇄 접촉을 갖고 실무 차원의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위 본부장은 뉴욕에 이어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국방부, 국무부 관계자들과 미북 직접대화에 앞서 한미 양국간 입장 조율에 나선다.

북한도 외무성 박길연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한 상태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활동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의 대화에 호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측 인사들과의 접촉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