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北인권 개선, 대북정책에 올려라”

▲ 대표적 뉴라이트 단체 <자유주의연대> 창립식 모습

우리 사회의 새로운 이념 지형을 구축하고 있는 뉴라이트 소장학자들이 정부의 대북정책에 북한인권 개선 요구가 적극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뉴라이트 싱크넷>은 23일 공개한 창립기념 토론회 발표문을 통해 “대북정책의 일환으로 납북자 및 국군포로의 송환,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을 위한 노력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북한 정권 스스로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을 개선할 의사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지적하며, “북한 인권 상황을 실질적으로 개선해 나가기 위해 국내외 인권단체들과 연대, 앞으로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뉴라이트 싱크넷>은 한반도 통일론에 대해서 기존 보수 세력과 차별화를 시도했고, ‘올드레프트(수구좌파)’와도 뚜렷한 차이점을 나타냈다.

이들은 ‘올드레프트’와 ‘올드라이트’는 논리구조상 별 차이가 없는 ‘흡수통일’과 ‘先포용 後통일’을 내세우며 대립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드레프트’는 자신들의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방법론적 유보’ 주장이 통일 지향적이고 민족주의적이라고 강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뉴라이트 싱크넷은 북한이 사실상(de facto) 국가적 실체임을 부인하지 않지만, 동시에 통일의 대상이기 때문에 한국이 북한의 현실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관여할(engage) 여지가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원칙으로 내세우고, 김정일과 북한 주민을 구분하며, 후자를 위한 적극적 기여와 관여를 표방한다고 내세웠다.

결국 뉴라이트가 추구하는 한반도의 궁극적 목표는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통한 통일지향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한미동맹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는 미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기본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국가로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며, 상당 기간 그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있다”면서 “이 점에서 우리는 변화된 국제환경에서 우리의 생존과 국익을 위해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지속시키면서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느냐에 주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라이트 싱크넷>은 24일 창립대회 기념토론회를 열고 대북정책을 포함한 한국 사회 각 분야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밝힐 계획이다. 창립대회는 24일 배재 100주년 기념관에서 가질 예정이다.

한편, 창립대회에서는 ‘대북정책’ 이외에도 ‘역사관’, ‘사회질서관’, ‘한미동맹’, ‘글로벌화’, ‘시장경제’에 대한 뉴라이트 운동의 지향점에 대해 발표와 토론이 이뤄진다.

<뉴라이트 싱크넷>은 뉴라이트 운동을 현재의 국가적 혼란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시도로 규정하고, 뉴라이트 운동의 이념적 지향과 실용적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자 출범된 단체이다.

이 단체에는 성신여대 김영호(정치외교학), 국민대 홍성걸(정치학), 성균관대 김일영(정치외교학), 경기대 조성환(국제정치학), 홍익대 김종석(경제학), 충남대 김학성(국제정치학), 경희대 정진영(정치학), 이화여대 함인희(사회학), 중앙대 제성호(법학), 인천대 조전혁(경제학), 상명대 조희문(영화학), 한림대 전상인(사회학) 교수 등 40여 명이 참여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아래는 토론회 발제문 전문.

<왜 뉴 라이트인가?>

김 영 호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김 일 영(성균관대 정외과 교수)

뉴 라이트의 등장 배경

20세기 한국은 동서냉전과 조국분단이라는 열악한 조건 하에서 건국, 산업화, 민주화를 이룩했다. 이를 발판으로 21세기 한국은 경제선진화를 앞당겨 실현하여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고 동북아 및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선진자유민주주의국가로 도약해야 한다.

이 중차대한 시점에 우리 사회는 좌우 이념 갈등, 각종 국가적 스캔들과 정파적 대립, 세대 및 지역 간 갈등의 분출, 북핵문제에 의해 촉발된 국가안보 불안으로 인해 혼란과 혼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지금 과거사 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이념적 정체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가의 역사적 정통성이 일부 정치세력의 재집권이라는 파당적 이익 추구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당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이념적 갈등의 심각성은 해방 직후의 상황을 능가하고 있다.

세계사적 전환기에 총체적으로 누적된 국가적 위기 상황에 직면하여 정치권은 국민을 위해 실용주의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신지역주의를 조장하면서 눈 앞의 이해관계에 집착하고 있다. 눈을 돌려 우리나라 주위를 살펴보면 주변 국가들은 부국강병과 개혁정책을 채택하여 군사력과 경제력을 급격하게 증가시켜 나가고 있다. 반면에 우리 사회는 이념적 분열과 정치적 갈등, 안보적 불안감 등으로 인하여 구한말과 유사한 총체적 국가쇠퇴 상황이 발생하였다는 국민적 위기감이 높아져가고 있다.

최근 수년간 누적된 국가적 위기에 직면하여 우리 사회의 침묵하던 다수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한 움직임은 우리 사회의 지식인, 전문가 집단, 언론, 사회운동가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우선 지식인들은 일반인과 청소년을 상대로 정치, 경제, 역사, 문화 등과 관련된 공개 강연회를 개최하여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념적 혼란을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이 강연들에는 뉴 라이트 싱크넷에 참여하고 있는 다수의 지식인들이 참가했다. 과거 사회주의 이념에 한때 경도되기도 했으나 변화된 탈냉전기 세계정세에 적응하여 환골탈태한 386출신의 참신한 사회운동가들이 출범시킨 ‘자유주의연대’는 뉴 라이트 운동의 결정적인 기폭제가 되었다.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에 나타난 좌익 편향성을 바로 잡기 위한 ‘교과서포럼’의 활동은 뉴 라이트 운동의 구체적인 성과로 기록되고 있고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와 유사한 단체는 사회적 이슈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결성되고 있고 뉴 라이트 네트워크는 나날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뉴 라이트 운동과 더불어 뉴 라이트의 기본 이념과 구체적인 정책 방향에 관한 논의가 우리 사회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뉴 라이트는 앞으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논의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이념이다. 오늘 필자들은 향후 뉴 라이트 이념 정립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하기 위해 그동안 뉴 라이트 운동의 성과에 기초하여 나름대로의 입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뉴 라이트의 이념

뉴 라이트는 21세기 한국판 르네상스운동이다. IMF 환란사태 이후 지속되고 있는 생활고와 만성적인 청년 실업 뿐만 아니라 최근의 극심한 이념 논란과 북핵 문제에 의해 야기된 안보 불안으로 인하여 우리 국민의 몸과 마음은 매우 지쳐 있다. 최근 행정도시 특별법 제정으로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신지역주의는 지역적 갈등과 국민적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언제까지 망국적 지역주의에 기초한 정치가 계속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국민들은 지긋지긋해 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시스템이 더 이상 새로운 21세기를 감당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있다. 뉴 라이트는 개인의 창의성에 기초하여 사상, 정치, 경제, 사회, 과학, 여성,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이념적 근거를 제공하려는 21세기 르네상스운동이다. 한국의 르네상스는 인간 사랑, 개인의 창의성 존중, 분열이 아닌 통합의 원리, 실용주의에 기초해야 한다. 뉴 라이트는 우리 사회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개인의 창의성을 진작시켜 국가 발전의 동력을 재회복하려는 시도이다.

뉴 라이트는 대한민국 건국 이념인 자유민주주의의와 시장경제원칙을 발전시키고 더욱 확고히 하려는 시도이다. 특히 뉴 라이트는 그동안 소홀히 취급되어 온 자유민주주주의의 핵심적 가치 중의 하나인 자유주의를 21세기 한국적 현실에 맞게 발전시키고 활성화시키려는 이념적 지향을 중시한다. 뉴 라이트는 자유주의의 재발견을 통하여 건국, 산업화, 민주화 과정을 거쳐온 우리의 성공적인 역사를 단절과 청산이 아니라 계승과 발전의 관점에서 미래지향적이고 통일지향적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인식론적 패러다임을 제공하고자 한다.

자유주의는 개인의 인권, 자유, 행복추구권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근대문명의 보편적 이념이다. 이러한 보편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유주의는 입헌주의와 법치, 의회민주주의, 시장경제, 사상 및 언론의 자유 보장을 그 근간으로 삼고 있다. 또한 자유주의는 관용과 상생의 문화가 국가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자유주의는 아무리 훌륭한 정치제도라고 할지라도 상호인정과 관용에 기초하여 대화와 토론이 활성화되는 성숙한 정치문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지되기 어렵다고 본다. 자유주의 발전 단계의 초기에는 국민의 일부에게만 정치적 권리가 주어졌다. 그러나 보편적 이념인 자유주의는 그 내부에 필연적으로 모든 차별을 철폐하는 민주주의적 속성을 갖고 있었다. 자유주의가 민주주의와 결합하여 자유민주주의로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낸 것은 보편적 이념체계인 자유주의의 당연한 발전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체제는 자유주의를 민주주의라는 제도적 틀 내에서 실현하려는 정치체제이다. 민주주의는 자유주의라는 사상적 내용을 담아내는 그릇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는 활성화되었지만 자유민주주의체제의 핵심적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주의에 대해서는 논의가 등한시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순탄치 않은 한국정치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치적 명분과 권위주의적 지배라는 현실정치 사이에 존재하는 커다란 괴리감에서 찾을 수 있다. 권위주의 정권의 지배 과정을 거치면서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는 민주화우선론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이다.

1987년 6월 항쟁과 6․29선언을 거쳐 직선제 개헌을 통한 권위주의 청산이 실현됨으로써 한국 민주주의는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건국과 함께 민주주의와 산업화의 과제가 동시적으로 주어짐으로써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렇게 단 시일 내에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예는 인류 역사상 그 전례를 찾기 힘들다. 또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성공적 정착은 식민지와 전쟁을 경험한 비서구지역의 분단국가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내리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킨 위대한 국민의 승리로 기록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반자유주적 행태와 포퓰리스트적 정책들로 인하여 우리 사회는 또 다시 심각한 혼란에 빠져 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위헌적 발상을 통하여 정파적 이익을 챙기고 법치국가의 근본을 뒤흔드는 행위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또한 우리 사회에는 공권력이 권위를 상실하고 있으며, 합법적 권위를 넘어서는 한이 있더라도 집단행동을 통해 특정 집단의 이익을 관철시키려는 무분별한 행위들이 사회의 전 분야에 걸쳐 목격되고 있다.

최근 과거사 청산이라는 명분 하에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이 의문시되고 국가의 이념적 정체성에 커다란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 정치권은 상호관용과 대화에 의한 통합의 정치 대신에 당파적 이익을 위해 분열의 정치를 조장하고 있다. 정치권은 사회적 요구를 국회라는 공론의 장으로 수렴하여 갈등을 조정하고 대안을 제시하기는커녕 신지역주의를 조장하여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청년실업의 만성화로 인하여 한국 사회는 꿈이 없는 사회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제 국민은 우리 사회에서 계속되는 국가적 혼란으로 인하여 비로소 민주화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뉴 라이트는 최근 우리 사회의 이념적 혼란을 바로잡고 국가적 정체성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이 표출된 결과이다.

뉴 라이트는 기존 보수세력이 건국과 근대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지만 이들이 기득권과 현실 안주에 머무는 한 더 이상 21세기 한국 사회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이념적 지향점을 제공할 수 없다고 본다. 기존 보수세력은 권위주의, 국가중심의 개발독재, 부정부패, 인권탄압의 과오를 범했다. 명확한 이념적, 정책적 대안을 갖고 국민을 설득하지 않고 필요할 경우 물리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권위주의적 발상은 시대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뚜렷한 이념에 기초한 동의와 설득에 의존하지 않고 권력에 맹목적으로 의지하려는 마키아벨리적 정치의식은 21세기에 들어 구시대의 유물이 되고 말았다.

인물과 지역 감정에 의존한 정치를 추구하고 자유를 안보논리에 종식시키려는 과거 보수 세력의 주장들은 더 이상 국민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없다. 기존 보수세력이 자기 혁신 없이 변화를 거부하였고 부패와 무능에 빠져있는 동안 우리 사회의 반자유주의적이고 포퓰리스트적 조류가 점점 더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뉴 라이트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한 자유민주주의 방식의 통일을 지향할 것이다. 평화적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통일정책, 안보정책, 대북정책이 상호 유기적 연관성을 갖고 추진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와 원칙이 훼손되어서는 안된다.

뉴 라이트는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통일을 무조건적으로 우선시하는 통일지상주의에 반대한다. 통일정책은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하여 우리 민족의 생존과 지속적인 번영을 보장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 뉴 라이트는 과거와 같이 안보라는 이름 하에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적 가치인 자유와 인권을 제약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뉴 라이트는 납북자 및 국군 포로의 송환,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이 대북정책의 일환으로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특히 북한 정권 스스로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을 개선할 의사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이상 북한 인권 상황을 실질적으로 개선해 나가기 위해 국내외 인권단체들과 연대하고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이제 시대의 대세는 뉴 라이트가 자유주의의 재발견을 통하여 국가이념적 정체성과 국민의 가치관 및 도덕관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정치의 이념적 바탕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뉴 라이트는 이러한 시대적 요청과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여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한 실용주의적 대안들을 제시하고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찬 살기 좋은 미래의 청사진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오늘의 한국을 건설한 위대한 국민은 개인의 창의성을 존중하고 자유주의의 재활성화와 실용주의적 접근방식을 통한 21세기 한국판 르네상스운동인 뉴라이트 운동과 함께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뉴 라이트의 지향

이미 밝혔듯이 뉴 라이트의 기본 이념과 구체적인 정책 방향은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에 찬동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시간을 가지고 논의하여 발전시켜야 한다. 다만 오늘 필자들은 향후 논의의 실마리를 제공하기 위해 중요한 쟁점 몇 가지를 추려서 뉴 라이트가 올드 라이트 및 올드 레프트와 무엇이 다른지를 밝히고자 한다.

1. 역사관

뉴 라이트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국가건설과 산업화 및 민주화를 거쳐 현재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심화시키면서 양자의 병행발전을 추구해야 할 단계에 와 있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작용과 희생이 있었지만, 그 때문에 우리의 현대사 전체가 부정과 오욕으로 점철되어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이 점에서 뉴 라이트는 한국 현대사를 무결함으로 보려는 올드 라이트의 자만(自慢)과 반민족․반민주․반민중의 역사이자 지워야할 대상으로 보는 올드 레프트의 자학(自虐)을 모두 거부한다.

2. 사회질서관

올드 라이트와 올드 레프트는 국가 우위와 집단 우위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다. 전자는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개인 보다 국가를 앞세웠다면, 후자는 평등주의라는 미명 아래 지나친 집단 이기주의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자는 정당하지 않은 입법을 통해 자신들의 목적을 관철시키려 했다면, 후자는 자신들의 주장의 정당성만을 내세우면서 법치를 경시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뉴 라이트는 이러한 국가 우위나 집단 우위에 대해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을 중시하는 자유주의를 내세우며, 정당한 법의 지배를 관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3. 한미동맹

한미동맹은 지난 50여 년 동안 한반도에서 ‘긴 평화’를 유지시켜준 주된 요인이었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고 남북간의 긴장이 완화되면서 한미동맹은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올드 라이트가 탈냉전과 남북관계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과거의 일방적인 한미관계에 안주하고 있다면, 올드 레프트는 거꾸로 탈미(脫美)자주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 점에 관한 뉴 라이트의 입장은 실용주의이다. 우리는 미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기본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국가로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며, 상당 기간 그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있다. 이 점에서 우리는 변화된 국제환경에서 우리의 생존과 국익을 위해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지속시키면서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느냐에 주된 관심을 가지고 있다.

4. 대북정책

과거 민주화 이전에는 올드 라이트는 ‘선건설 후통일’을 주장한 반면 올드 레프트는 ‘통일 우선주의’를 표방했다. 이 무렵 올드 레프트는 올드 라이트의 통일에 대한 ‘방법론적 유보’ 주장을 반통일적이면서 반민족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민주화 이후 남북관계가 남쪽의 우위로 굳어지면서 올드 라이트는 ‘흡수통일’을 주장했고, 올드 레프트는 ‘선포용 후통일,’ 즉 포용을 통한 장기공존이 우선이고 통일은 그 다음 문제라고 주장했다. 포용과 공존을 위해 통일을 유보하자는 올드 레프트의 주장은 건설과 성장을 위해 통일을 유보하자는 올드 라이트의 주장과 논리구조 면에서 별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드 레프트는 자신들의 ‘방법론적 유보’론은 통일지향적이고 민족주의적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뉴 라이트는 북한이 사실상(de facto) 국가적 실체임을 부인하지 않지만 동시에 통일의 대상이기 때문에 한국이 북한의 현실을 개선하는데 기여하고 관여할(engage) 여지가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 경우 우리의 원칙은 민주주의와 인권이다. 우리는 김정일과 북한 주민을 구분하며, 후자를 위한 적극적 관여와 기여를 표방한다. 우리의 궁극 목표는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통한 통일지향임을 밝힌다.

5. 글로벌화

글로벌화는 거스르기 어려운 세계적 흐름이며, 한국은 자유무역시스템의 최대 수혜국 중 하나이다. 이러한 글로벌화에 대해 올드 라이트는 여전히 국민국가 단위의 사고방식을 탈각하지 못하고 제한적(부분적) 개방만을 내세우고 있다. 올드 레프트는 민중적 관점에서 신자유주의 반대라는 이름 아래 글로벌화에 저항하고 있다. 뉴 라이트는 글로벌화를 적극 지지하되, 다만 보다 준비된 개방을 주문하고자 한다. 개방을 통한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국내적 차원에서의 책임 있는 전략적 조정을 통해 해결하자는 것이 뉴 라이트이다.

6. 시장경제

올드 라이트와 올드 레프트는 성장과 분배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추구하고 있지만 정부에 의존해 추진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다시 말해 올드 라이트는 성장을 위한 정부개입을 주장하고 있고, 올드 레프트는 분배를 위한 정부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뉴 라이트는 ‘큰 시장, 작은 정부’를 통한 성장을 추구한다. 이 과정에서 빈부격차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그것을 교정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의 마련에서 정부의 역할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뉴 라이트는 빈부격차 보다도 빈곤을 더 큰 문제로 인식하며, 정부는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뉴 라이트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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