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교과서 포럼’ 점거 시위로 무산

군사정권과 유신체제를 미화하는 내용을 담은 역사 교과서 편찬 계획으로 논란을 빚었던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 포럼’의 학술 모임이 반대자들의 점거로 무산됐다.

4.19 혁명동지회ㆍ유족회 등 5개 단체 회원 50여명은 30일 오후 2시 23분께 학술 심포지엄이 진행중이던 서울대 사범대 교육정보관 101호로 들어와 주최측 참가자들과 멱살을 잡고 몸싸움을 벌였다.

주최측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부터 `한국근현대사 대안교과서, 이렇게 고쳐 만듭니다’라는 주제로 제6차 심포지엄을 열었고 교과서포럼 상임공동대표인 박효종 서울대 국민윤리교육과 교수의 개회사 순서가 마무리된 뒤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4.19 관련단체 회원들은 단상에 있던 사회자 유영익 연세대 석좌교수가 발표자(이영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청중들에게 소개하려던 순간 심포지엄장 앞쪽 문으로 들어왔다.

회원들은 심포지엄장 뒷편으로 일단 몰려갔다가 구호를 외치며 강의실 중앙통로를 따라 단상으로 향했으며 회원들 중 1명이 단상에 올라가 이 교수의 멱살을 잡은 것을 계기로 양측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시작됐다.

4.19 관련단체 회원들은 확성기 등으로 “4.19 혁명을 학생운동이라고 비하한 교과서 포럼은 활동을 중단하라”는 등 구호를 외쳤으며 이 중 일부는 책상, 의자, 마이크 등 집기를 마구 집어던졌다.

이들은 4.19 혁명의 정통성과 교과서포럼이 추진중인 교과서 편찬 방향을 강력 비판하는 선언문을 현장에서 배포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설 예정이었던 박지향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등 주최측 관계자 16명은 5∼10분 가량 자리를 내주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4.19 단체 회원들과의 몸싸움이 거세지자 모두 자리를 피했다.

4.19 혁명동지회 회원이라고 밝힌 강창종(68)씨는 “헌법 전문에도 위대한 4.19 혁명정신을 계승한다는 표현이 나온다”며 “혁명정신을 왜곡하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주최측 토론자로 참가하려다 무릎에 타박상을 입어 소방구급차에서 치료를 받은 허동현 경희대 교수는 “다문화 사회에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교과서가 나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 의식 면에서는 압축 성장이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회원들의 행동을 비판했다.

이번 사태로 허 교수, 이 교수 등 주최측 관계자 4명이 찰과상, 타박상 등을 입었으나 모두 상처가 가벼워 현장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고 돌아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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