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빠른 세관원 쌀 사재기 한다”

▲ 북한 양강도 대흥단군 삼장 세관 ⓒ데일리NK

유엔의 대북 경제제재 소식이 북한 내부에 퍼지고 있는 가운데, 외부 소식을 빨리 접할 수 있는 세관원과 일부 돈있는 주민들이 쌀 사재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국경도시 회령시에 살고있는 노선희씨(가명48세)는 23일 데일리NK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세관원들과 돈 있는 사람들이 회령시장에서 쌀과 식료품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는 세관원들이 시장에서 쌀을 사는 것을 보고 자기도 100kg의 쌀을 샀다고 말했다. 노씨는 “아직까지는 대북 지원미가 장마당에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마주한 북한의 국경도시에서 벌써 불안한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북한의 종합시장(장마당)은 북-중 관계에 매우 민감하다. 북-중 관계에 재채기가 오면 북한시장은 감기가 든다는 말이 있다.

이 때문에 세관원들의 움직임이 가장 빠르다. 현재 국경세관에서 근무하는 세관원들이 시장에서 쌀과 식료품을 사들이면 이를 본 북한 주민들도 따라 갈 가능성이 높다. 주민들은 세관원들이 눈치가 빠르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관원은 북한에서 노른자위 직업이다. 먹고 사는데 걱정없다. 그들은 군인과 똑같은 식량과 피복을 공급 받으며 부수입도 대단히 많다.

부수입은 세관을 통과하는 사람들에게 얻는다. 세관원들은 세관을 통과하는 사람들과 물건을 검사하면서 무조건 뇌물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 가지 조건을 붙이며 통과를 시켜주지 않거나 지연시킨다.

세관을 통과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요구하는 돈이나 물품을 적당하게 주어야 한다. 이렇게 생긴 돈과 물건은 적지 않다. 세관에서 근무하는 세관장 이하 세관원들은 북한에서 중상류층에 속한다.

그들이 가진 권한은 별로 크지 않지만 나라밖의 세상물정을 북한의 누구보다 더 빨리 더 잘 알고 있다. 그들이 쌀을 사들이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중국이 만약 북-중 교역량을 줄이거나 중단하면 물가폭등이 일어나고 생존에 큰 위험이 닥쳐온다.

이것을 잘 알고 있는 세관원들은 쌀을 비롯한 식료품을 사들여 위험에 대비하는 한편, 물가가 최고로 폭등할 때 다시 팔아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