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엣가시 황장엽’…테러위협 ‘현재진행형’

위장 탈북 여간첩 원정화(34)가 당국의 합동수사에 의해 27일 적발됐다. 그는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 출신 고위인사들의 소재 파악 등의 지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들에 대한 신변 보호대책과 철저한 수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동안 황 위원장에 대한 테러 위협은 수차례 있었다. 이 같은 테러행위는 황 위원장이 누구보다 김정일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북한 체제의 만행을 공개 비판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에게 황 위원장은 한마디로 눈엣가시로 제거해야만 하는 대상인 것이다.

실제 지난 2004년 3월엔 황 위원장이 회장으로 있던 탈북자동지회 사무실에 ‘죽여 버리겠다’는 메모와 함께 영정사진 크기의 황 위원장 사진에 30cm 길이의 식칼을 꽂은 채 놓여있었다. 황 위원장의 미국 방문 발표 직후의 일이다.

2006년 6월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황 위원장을 응징하겠다는 내용의 협박편지가, 12월에는 ‘황장엽은 쓰레기 같은 그 입을 다물라’‘남은 것은 죽음뿐’이라는 내용이 담긴 경고문과 함께 붉은색 페인트로 얼룩진 황 위원장 사진과 손도끼가 사무실로 배달되기도 했다. 당시 황 위원장은 국회인권포럼 초청강연을 비롯해 활발한 강연활동을 진행 중이었다.

이 같은 황 위원장에 대한 테러 위협은 지난 2월 친북단체인 한총련 간부 출신 집에서 발견된 메모를 통해 모의 사실이 재차 확인돼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월에는 공안당국이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수사 과정에서 운동권 인사들이 2004년 황 위원장에 대한 테러 위협을 모의한 정황이 담긴 메모를 확보하기도 했다.

국정원과 서울지방경찰청이 지난해 4월 좌파단체의 모 간부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이 메모에는 ‘황(황장엽) 활동을 정지하도록 해야 한다’‘처단과 응징’‘(협박은)북과 직접 연관성이 없도록 (해야 한다)’‘협박장 명의는 유령으로 한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처럼 황 위원장에 대한 테러위협이 있을 때마다 공안당국이 수사에 나섰으나 구체적인 단서를 찾지 못해 더 이상의 수사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공안당국은 메모 이외에 테러 위협을 입증할 구체적인 단서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우리 공안당국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국내 친북단체를 통한 지령을 벗어나 간첩을 통해 실제 소재파악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황 위원장에 대해 테러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탈북 간첩 남파는 북한 김정일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수사본부 측은 “지난 2000년 3월 21일 당 중앙위원회에서 김정일의 ‘남조선 도피 주민 속에 공작원을 침투시키라’는 지시에 따라 대남간첩공작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따라서 황 위원장에 대한 테러 위협은 ‘현재 진행형’이다. 홍순경 탈북자동지회 회장도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난 10년간 이미 잠복된 간첩도 있고, 파견된 간첩도 있을 수 있다”며 “탈북자 중에서도 지도급에 있는 황장엽 선생님에 대한 위협은 상존해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김정일로서는 조선노동당 사상 국제담당 비서까지 지낸 황 위원장의 존재 자체가 가장 큰 위협일 수 있다. 지금도 황 위원장은 김정일 수령 독재를 반대하고 북한 인권 개선과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처럼 황 위원장 및 북한 민주화 인사에 대한 테러 위협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때문에 국정원과 검찰, 경찰은 철저한 공조 속에서 북한 고위 인사 출신들과 북한 민주화운동가들에 대한 테러위협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김윤태 사무총장은 “황장엽 위원장에 대한 직접적인 테러위협이 수차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정권에서는 이에 대한 수사 의지가 높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이번 여간첩 사건을 계기로 테러위협 사건에 대한 수사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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