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속 다시 기약없는 이별

6.15공동선언 6돌 기념 제14차 이산가족 특별상봉 행사 1회차 마지막 날인 21일 남북 99가족 506명은 금강산 온정각휴게소에서 작별상봉 후 다시 기약없는 이별을 했다.

남측 가족들은 전날 삼일포 나들이까지 함께 한 사진을 북측 가족에게 일일이 나눠주며 슬픔을 달랬다.

56년 만에 북녘에 있는 남편 채두식(80) 할아버지를 만난 강정순(79) 할머니는 “이제라도 남편 무릎에 앉아보자”며 남편에게 안겨 주위의 눈시울을 적셨다.

할아버지가 버스를 타고 떠난 뒤 오열하던 할머니는 현대아산의 젊은 안내원을 끌어안고 “이렇게 꽃다운 나이에..이렇게 꽃다운 나이에..”라며 젊은 시절 헤어진 남편에 대한 사랑을 절절히 표현했다.

곁에 있던 딸 정희(47)씨는 “엄마가 늘 아버지 사진을 꺼내들고 결혼 뒤 4년간 받았던 사랑을 얘기했다”며 “이제 더 이상 뵙지 못할 걸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고 울먹였다.

남측 최고령자인 김귀례(92) 할머니는 북측의 장남 김준호(77)씨에게 “자네를 따라가야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고 준호씨는 큰절을 올린 뒤 “통일이 돼서 어머니 100돌 생일을 동생들과 함께 차려 드렸으면 좋겠다. 그때까지 몸 건강히 잘 계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남측 조기월(64)씨는 북측 오빠 연봉(73)씨에게 “무용강사를 했는데 오빠에게 춤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눈물을 흘리며 전통 춤사위를 보여줬다.

연봉씨는 “어릴 때 요만했던 게 이렇게 커서 참 좋구나”라며 동생의 손을 꼭 잡았다.

이날 작별상봉에서 가장 ’요란하게’ 헤어진 북측 최봉종(77)씨 가족은 시종 손뼉치고 노래부르며 애써 아픔을 감췄다.

1960년대 레슬링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한 남측 동생 명종(73)씨는 “형님이 북에서 태권도 선생을 하고 계신다”며 “남측 레슬링과 북측 태권도가 한판 붙어봐야 하는데 장소가 마땅치 않네”라며 웃었다.

이들 형제를 포함한 남매들은 이별 버스 앞에서도 ’고향의 봄’, ’잘가세요’ 등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감추려 했지만 결국 모두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또 북측의 리윤희(74) 할머니는 작별상봉장에서 남측 최연소 상봉자인 손녀 이서현(3)양의 손을 잡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서현양은 “이제 고모할머니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부모의 말에 눈물짓기도 했다.

남측 이명식(67)씨는 “우리는 죽어서 다시 못봐도 나중에 사촌들끼리 만나면 서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북측 오빠 리화승(73)씨에게 조카들의 이름을 적어 줬다.

1회차 남측 상봉단 407명은 이날 오전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오후 속초로 돌아왔다.

2회차 행사의 남측 방문단 100가족 147명은 오후 속초에 집결, 등록한 뒤 22-24일 금강산 상봉 길에 오른다.

특별상봉 행사는 네 차례에 걸쳐 30일까지 이어진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