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다…애끊는 모녀 상봉

“어머니, 어머니.. 57년이예요. 어머니 아버지, 형제들과 생이별하고 57년. 아무리 생각해도 어머니 얼굴이 기억이 안나 얼마나 애가 탔는지 몰라요.”

10살때 헤어진 뒤 28일 화상을 통해 어머니를 다시 만난 북쪽의 김복순(67)씨는 어머니 얼굴을 보자마자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꿈에야 그리던 어머니를 다시 보게 되자 얼굴을 만져보겠다는 듯 손을 뻗으며 화면으로 달려들었다.

원산에서 세 딸을 낳아 기르다 둘째가 할머니 집에 간 사이 가족 모두 남쪽으로 내려온 뒤 한 순간도 둘째를 잊어본 적이 없던 어머니 최계옥(90)씨 역시 딸을 보자 “복순아, 복순아..”부르며 오열했다.

복순씨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다는 얘길 전해듣고는 “아버지도 못보고 이렇게 늙다니.. 아버지 영전에 술 한잔 못 부어드리다니..”라며 더 크게 울부짖었다.

57년만에 만난 어머니 최씨와 복순씨와 혜순(69), 덕순(57)씨, 남쪽에서 태어난 화순(52)씨 자매는 통한과 감격으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며 2시간내내 상봉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복순씨는 북쪽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온 얘기. 결혼 후 남편과 사별한 뒤 할머니 장례까지 손수 치르고 외동딸과 외롭게 살아온 지난 세월에 대해 얘기했고 어머니 최씨는 딸의 얘기에 가슴을 쳤다.

판에 박은 듯 꼭 닮은 네 자매와 어머니는 북쪽에서의 추억과 가족, 친척들의 최근 근황을 서로에게 전하며 회포를 풀었다.

복순씨는 “딸과 둘이 열심히 일해 남부럽지 않게 잘 살았는데 쉰 살이 되기 전부터 귀가 안들리고 병을 앓았어. 형제들을 못 봐서.. 병원 약으로 치료가 안됐어. 마음 속의 원한을 풀어야지.”라며 “죽기 전에 어머니 손목을 잡아봐야 한이 풀릴텐데..빨리 통일이 돼서 만나야되는데”라며 어머니를 향해 손을 뻗었다.

최씨는 “지금까지 너를 보려고 오래 살고 있다. 꼭 한번 진짜 얼굴을 맞대야지”라는 다짐을 반복하며 2시간의 안타까운 만남을 마치고도 애끊는 모정을 주체하지 못하며 상봉장을 떠나려고 하지 않아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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