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끄는 동포가수 정성ㆍ김이리나

한민족문화공동체대회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9개국 36명의 재외동포 예술인.

이 가운데서도 정성(25) 씨와 김이리나(21ㆍ여) 씨가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이들이 각각 재중동포와 재러동포 3세로 각각 중국과 러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중예술인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번 공연을 통해 모국에서 첫번째 무대를 꾸몄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사셨던 곳이잖아요.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내릴 때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아주 강렬한 느낌이 들어요.”(정성. 이하 정)

정씨가 한국 땅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머니 아버지 모두가 중국 태생의 동포 2세인 그에게 한국은 사실 가깝기보다는 먼 나라였기 때문이다.

정씨의 부친은 옌볜의 특산물을 관리하는 특산국 국장을 지낸 공무원이었다.

모친 역시 공공도서관에서 공무원으로 일했고 덕분에 정씨는 부족함 없는 환경에서 자랐다.

음악에 재능이 있던 정씨는 95년 옌볜대 특기생으로 뽑혀 고교 1학년 과정만 마치고 대학에 진학했다.

조선족 학생이 많은 학교였기에 김씨는 민요 등 한국전통음악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정씨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조선족으로서 한국의 음악과 문화를 접해온 지금까지의 삶이 그의 음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한류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중국에서 한국 대중음악이 인기인 것 아시죠? 제가 조선족이다 보니 중국 사람들은 제게도 한국 가수의 재능이 있을 거라고 여기더군요. 한번 더 시선을 받을 수 있어 좋았어요. 조선족이라고 해서 차별받은 적은 별로 없어요.”(정)

대학 졸업 후 무작정 베이징으로 가 작곡가로 활동하던 정씨는 클럽에서 공연하던 중 음반기획사 관계자의 눈에 띄어 2004년 발라드곡으로 이뤄진 데뷔 음반을 냈다.

중국 웬만한 도시의 음반가게에서 그의 CD를 찾을 수 있을 만큼 성공했다.

이에 비해 김이리나 씨는 가수가 되기 위해 이제 막 날갯짓을 시작했다.

하바로프스크공대에서 관광을 전공 중인 그는 고려인을 대상으로 한 지역 가요제에서 우승한 것이 계기가 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한국 말을 제법 하는 정씨에 비해 김씨는 한국어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다.

역시 조부모가 러시아로 이주한 3세 해외동포인 그는 7년 전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 달 간 경북 구미에 머문 것을 빼고는 한국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김씨는 “저는 러시아에 집이 있는 사람이에요”라며 한국인임을 강조했다. 러시아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문화를 배우고 싶은,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이제 막 음악활동을 시작했지만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는 소망도 밝혔다.

지난달 30일 입국한 이들은 그간 짬을 내 창덕궁, 남산 한옥마을, 동대문시장 등 서울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어렸을 때 할머니 할아버지한테서 막연히 느꼈던 한국 냄새를 다시 맡을 수 있었어요. 아주 아늑한 느낌이었어요. 다 인상적이었지만 가마솥을 본 게 제일 좋았어요.”(정)

한민족문화공동체대회의 행사로 31일 각각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이들은 모국 무대에 다시 설 기회가 가능한 한 많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에 와 한국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고 한국이란 곳의 분위기를 잠시나마 느낄 수 있어 행복했어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땐 내 자신이 이방인처럼 느껴졌지만 곧 한국 사람이 돼버린 것 같았죠. 꼭 다시 오고 싶어요.”(김이리나)

30일 시작된 한민족문화공동체대회는 재외동포 공연, 재외동포 예술인 세미나, 한국 문화 기행 등으로 6일까지 진행된다.

일반인을 관객으로 하는 재외동포 무대는 5회째였던 지난해 행사에서 하루 동안 처음 시도됐으며 올해 나흘(8월31일∼9월2일)로 공연기간이 늘었다.

행사를 주최하고 있는 재외동포재단은 앞으로 이 행사를 해외동포 뮤지션 발굴과 프로모션의 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