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동원 北대학생, 하루 14시간 고된 노동·통제 시달려”

북한 ‘모내기 전투’로 농촌지역에 동원된 대학생들이 엄격한 통제·감시 하에 하루 14시간 이상 혹사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평소에는 친구 사이였던 간부 학생들이 함께 일하지 않고 감시를 하는 탓에 육체적 고통은 물론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받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농촌지원에 동원된 학생들은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하루 14시간 이상 고되게 일을 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농촌을 도우려 온 게 아니라 죄를 짓고 단련대에 온 것 같다’는 불만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일반적으로 현장에 있는 농장원들은 잘 먹지 못해 허약하다는 측면에서 현장 안내만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또한 학생들은 일은 안하고 통제와 감시를 일삼는 학생 간부들의 몫까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해가 져서야 하루 일과를 마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대학교에서는 연대부, 대대부, 청년동맹, 규찰대 등 학생들을 감시통제(일명 초급지휘성원)하는 조직을 따로 두고 있다. 여기엔 간부나 돈주(신흥부유층) 자녀들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감시를 담당하는 대학생들 수가 전체 인원의 25%, 돈이나 인맥으로 동원을 빠지는 수가 35%, 나머지 40% 힘없는 학생들이 실제 농촌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돈 많은 집 자녀들은 다 빠지고 실제 따가운 햇볕 아래에서 허리를 굽히고 일하는 학생들은 노동자, 농민 자식들뿐”이라면서 “이런 학생들 사이에서 ‘왜 우리만 이렇게 노예처럼 말없이 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학생들 사이에서도 계층이 나눠지는 것은 북한 당국의 잘못이 크다. 당국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핵심·동요·적대 계층으로 주민들을 분류, 주민 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북한 사회의 부조리가 학교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대학 학장, 당 위원장, 교수 등은 물론이고 여기에 학생 간부들까지 합세하여 일반 학생들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면서 “또한 본인들은 일 안하고 남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게 응당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대학 교수들은 옷차림만 농장원 차림을 하고 일은 하지도 않으면서 학생들에게 ‘장군님(김정은)만 계시면 우리는 이긴다’ ‘원수님(김정은)께서 하라는 대로만 하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말만 늘어놓고 있다”면서 “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전투마다 다 승리하는데 왜 이리 굶어서 허덕이는 사람만 늘어나는가’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학생들에게도 북한 당국이 ‘200일 전투’를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짐에 따라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또 몇 명이 누워야(죽어나가야) 전투가 끝나겠는지 모르겠다’ ‘1년 내내 전투만 하다 말겠다’면서 대놓고 당국을 비난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