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특구 형식 남북 협력모델 필요”

“보다 효과적인 대북 지원을 위해서는 종전 소규모 방식의 지원보다 대규모화된 농업특구 형식의 새로운 남북 협력모델이 필요하다.”

통일농수산정책연구원 김운근 원장은 9일 서울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에서 열린 ‘북한의 농업개발과 남북 및 국제협력 방안’을 주제로 한 6ㆍ15 남북공동선언 5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95년 이후 10년간 33억 달러를 지원했으나 북한이 식량이 모자란다는 것은 여태까지의 지원 방식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제안했다.

김 원장은 “북한의 휴전선 인근 동서 양지역 특구(개성ㆍ금강산)에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해짐에 따라 그 배후지역에 대규모 농업특구를 설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특구에 북한이 원하는 첨단 농업관련 산업을 유치하고 생산물을 남북이 공동으로 수출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근의 북한 식량사정은 당장 국제사회의 지원이 없으면 1990년대 중반의 대기근을 방불케 하는 심각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최근 몇 년간 북한이 플러스 성장을 했다고 하지만 이는 숫자놀음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극심한 빈곤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서는 자력갱생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농림수산 분야에 외국의 자본을 끌어들이고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면서 “현재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식품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이를 수출전략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의했다.

권 연구위원은 특히 “북한이 장기적인 식량안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식량의 완전 자급이라는 정책목표를 버려야 한다”며 “식량자급 목표를 100%로 설정하지 말고 70∼80% 정도로 설정한 가운데 국민에게 균형 잡힌 영양소를 공급하는 데 정책의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강원대 김경량 교수는 “그간의 남북 농업협력은 사업목표의 다중성, 제도의 부재, 추진 주체의 능력을 넘어서는 계약 등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성공적인 남북교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협동농장이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지원을 병행하고 협동농장 생산물의 판로 확보에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협력주체들이 점진적인 접근 태도를 견지해야 하고 협력사업에 관련된 모든 주체가 이익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