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수 부족에 모내기 일정 차질…北 ‘물 절약형 농법’ 강조

당국, 농민들에 '마른논 써레치기' 주문…'쌀로써 당을 받들자' 알곡 증산 독려 여전

모내기
황해남도 배천군에서 농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농촌에서 농업용수 부족으로 모내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소식통이 14일 전했다. 가뭄 등으로 인해 논에 댈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모내기를 적기에 끝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물 부족으로 모내기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이에 올해 농사를 걱정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지난 7일 단오를 맞아 진행된 농촌 중간총화에서 농업용수 부족으로 모내기를 끝내야 할 시기에 모내기가 50% 정도밖에 진행되지 못한 데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북한은 5월 초부터 약 한 달간을 모내기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적으로 거의 동시에 모내기를 시작해 비슷한 시기에 끝내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상 6월 초에는 대부분 지역에서 모내기 작업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지만,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 모내기가 늦어지면서 일정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보는 앞서 지난달에도 평안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평성과 개천, 평원, 숙천, 문덕 등 여러 지역에서 농업용수가 부족해 모내기 작업에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소식통은 “저수지 바닥이 보일 정도로 수위가 낮아져 논에 물을 대지 못하고 있고, 주변에 흐르는 개울도 다 말랐다”며 극심한 가뭄 상태를 전하기도 했다.

북한 당국도 매체를 통해 물 부족으로 모내기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을 언급한 바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5일 ‘자연과의 전쟁에 결사의 각오를 안고 떨쳐나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금 황해남도 안의 적지 않은 지역들에서 여러 가지 요인으로 하여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은률군에서는 대동강 수위가 정상 수위보다 낮아져 양수장에 흘러드는 물량이 줄어들어 모내기를 일정계획대로 내미는 데 난관이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대외용 라디오인 평양방송도 이날 “지속되는 가뭄으로 저수지들과 대동강의 수위가 낮아져 배천, 연안, 강령, 옹진, 재령, 안악, 신천을 비롯한 도 안의 전반적인 군들의 모내기 일정계획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황해남도의 가뭄 상황을 전했다.

북한 가뭄
북한 황해북도 황주군 농장원들이 가뭄 피해를 막기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농업에 필요한 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 농업지도기관에서는 농민들에게 마른 써레치기(써레질)를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른 써레치기는 물을 넣지 않고 논을 간 다음 써레로 흙덩이를 부수면서 땅을 고르는 농법으로, 북한 당국은 이를 ‘물절약형 농법’이라고 일컬으며 농장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노동신문은 지난달 17일 ‘최근 가물 상황과 그 극복에서 나서는 문제’라는 제목의 대담 형식 기사에서 김성진 농업연구소 소장을 내세워 “농업생산단위들에서는 물이 부족한 조건에서 많은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마른논 써레치기 방법을 적극 받아들이는 것과 함께 이랑재배, 두둑재배, 불경재배 방법과 같은 물절약형 방법들도 받아들여 물을 최대로 절약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신문은 ‘마른논써레치기에서 틀어쥔 고리’, ‘실리있는 마른논 써레치기’, ‘물절약형농법을 적극 받아들여’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며 가뭄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해당 농법을 적용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그러나 소식통은 “뜨락또르(트랙터)와 소가 부족하고 디젤유와 같은 연료도 부족해 그마저도 잘 진행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뭄 등에 따른 물 부족에 농업자원 부족까지 더해지면서 현재 농사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는 상황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여전히 ‘쌀로써 당을 받들자’는 구호를 내걸어 농업 생산성 향상과 알곡 증산을 독려하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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