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철 맞아 도시락용 조리음식 판매 증가…볶음밥, 뗀신도 인기

“대규모 식량난 징후는 안 보여…주부들 반찬준비 힘들어 완성음식 선호”

북한 당국은 밭갈이로부터 가을걷이와 낟알털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농사일을 기계화하기 위한 사업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사진=조선의 오늘 캡처

북한에서 본격적인 농사철을 맞아 주민들이 점심 도시락 준비를 위해 시장에서 반찬과 식자재 구입을 늘리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했다.  

북한에서 5월이면 파종과 못자리가 진행되고 모내기 전투를 앞두게 된다. 북부지방은 이 시기에 보리나 감자 파종이 시작되고 모내기와 산나물 채취, 김매기 작업 등으로 이어진다.

북한 식량 부족으로 대북지원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지만 내부에서 식량가격 폭등, 대규모 굶주림 같은 식량난으로 볼만한 현상은 아직 없다. 주민들은 농사일에 동원되면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기 위해 시장 이용을 늘리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잡곡에 김치나 염장무를 싸오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최근에는 쌀과 잡곡의 비율이 7:3이 되고, 도시락 반찬도 따로 준비를 해서 싸오는 경우가 많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9일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돼 주민들이 도시락을 준비해서 가야 한다. 시장에서 만들어진 반찬을 찾는 주민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동안 뜸했던 반찬가게 이용도 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요즘은 포장된 채 먹을 수 있는 식품이 많아졌다. 일이 끝나고 저녁 늦게 집에 들어가 반찬을 만들기보다는 조리된 반찬을 구매하려는 부녀자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구매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식품들은 직장과 집안 일로 바쁜 주부들에게 꼭 필요하기 때문에 잘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락 준비가 어렵거나 근로의욕 고취를 위해 농장과 농장원들이 분담해 짜장면, 볶음밥 같은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식통은 농사철에 음식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음식 장사꾼들은 짜장면 외에도 볶음밥, 김밥, 완자 안에 밥을 넣어 튀긴 음식도 제공한다. 소식통은 “밀가루 반죽에 양념한 각종 채소를 넣어서 만든 뗀신(야채속 튀김빵)도 점심으로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전보다 시장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많은 주민들이 재료를 가지고 집에서 가공을 하는 것보다 즉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선호한다”면서 “이런 실정을 잘 파악했기 때문에 각 식료공장들에서도 끓이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각종 식품들을 생산해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