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좌파 매체에 뭇매 맞은 까닭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조선일보 9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일부 좌파진영으로 부터 뭇매를 맞고 이를 해명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노 대표는 지난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선일보 9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노 대표는 부친상을 치르고 난 뒤 바로 기념식에 참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점을 들어 여러차례 고사했지만 다양한 정치세력의 참여를 종용한 신문사의 요구를 끝내 받아들였다.


노 대표의 조선일보 기념식 참석을 두고 일부 좌파매체가 비난에 나서자 네티즌들 사이에 “그 자리에 꼭 참석해야 했느냐”는 등 비난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노 대표가 참석한 기념식에는 벤쿠버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와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대표 등 1천500여 명이 참석했다. 노 대표는 이들 중 한명이었던 것이다.


노 대표는 이같은 비난이 일자 지난 7일 자신의 블로그에 ‘감사와 함께 사과드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비판여론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노 대표는 참석 경위에 대해 “아버님 장례를 치른 다음날 조선일보사에서 연락이 왔다”며 “아버님 장례를 치른 직후라서 바깥행사 나들이를 자제하고 있다고 정중히 사양했지만 다른 간부들이 몇차례 더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행사만큼은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분들도 가급적 모시고 싶다는 내용이었다”며 “그 말을 듣자 마은혁판사 사건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이어 “생각이 달라도 의례적 차원에서 참석해달라는 조선일보의 초청 취지와 마은혁판사 사건 보도태도와의 모순도 거론했고, 마 판사사건의 보도 태도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라도 참석하겠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고 김대중 대통령 영부인께서도 축하전보를 보냈고 용산사건 때 조선일보와 정반대 입장에서 유가족들을 지원한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도 참석했다”며 “그러나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오직 저 한사람이다. 특히 진보신당 당원들과 저를 아끼는 트위터 친구들께 당혹감을 안겨드린 데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또 “6년 전 나는 조선일보 노동조합의 초청으로 조선일보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한 바 있다”며 “일부에서 저의 그날 강연을 놓고 ‘조선일보의 30년 애독자로서 조선일보를 최고의 신문으로 고무찬양한 강연’으로 규정했다”고 불쾌해 했다.


노 대표는 당시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 “강연의 주요 내용은 온데 간데 없고 덕담 중 몇마디로 저의 철학과 소신과 강연내용을 왜곡한 것”이라며 “그 때 저는 우리 안에도 ‘조선일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싸우면서 닮는다는 옛말 있다. 제가 여전히 안타까운 것은 조선일보와 싸우면서, 싸우는 동기가 되었던 ‘조선일보식 글쓰기’를 닮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라며 일부 좌파언론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와 관련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데일리NK와의 인터뷰를 통해 “싸울때 싸우더라도 생일잔치에 초청하는데 안 가겠다고 하는 것은 좀 그렇지 않느냐”고 노 대표를 옹호하면서도 좌파언론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는 방어적 입장을 취했다.


김 대변인은 “조선일보는 진보진영과 노동운동을 대하는 태도가 공격적이고 몰아붙이는 것이 강해 그로인해 진보진영의 입장에서는 감정이 좋지 못하다”라며 “노 대표가 그 자리에 참석한 것은 앞으로 우리입장을 이야기하고 입장차이에 대해 논쟁과 문제 제기를 하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진보언론의 문제제기는 진보신당의 입장에 있어서는 서운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 문제제기에 대해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표를 둘러싼 이번 해프닝은 한국 최대 언론사 중 한 곳인 조선일보를 자신들의 공적 취급하는 좌파 진영의 당파주의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 새삼 일깨워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