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의 ‘간판 얼굴’인 노회찬·심상정 상임고문이 23일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노·심 상임고문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해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을 주장했지만 지난 4일 임시 당대회에서 민노당과의 통합안이 부결되면서 탈당을 고려해왔다.
이들은 탈당 선언문을 통해 “진보신당의 이름으로는 더 이상 국민에게 신뢰받는 대안세력으로 발전할 수 없다”면서 “진보신당을 떠나지만 그동안 걸어왔던 대중적 진보정치의 길을 꿋꿋이 걸어 가겠다”고 탈당 배경을 밝혔다.
이어 “대중적 통합 진보정당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 순위”라며 민노당과의 통합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들의 탈당으로 진보신당 내 통합파가 집단 탈당해 민노당과 재차 통합을 추진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노·심 상임고문은 진보정치의 독자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민노당-국참당간 통합을 먼저 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탈당은 오는 25일 민노당 당대회에서 민노당과 국참당의 통합을 저지하는데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은 국참당이 진보세력이 아니며 통합의 대상도 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민노-국참 통합정당이 결정되면 자신들이 참여하는 진보대통합도 물건너 간다고 보고 있다.
당대회 결과를 책임지고 대표직을 사퇴한 조승수 전 대표도 탈당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조 전 대표도 두 분과 뜻을 같이 한다”면서 “민노당 당대회 결과와 당 내홍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시기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노당은 오는 25일 당대회를 통해 국참당과의 통합 문제를 종지부 찍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내 반발도 적지 않은 상태다. 권영길, 강기갑, 천영세 등 전 민노당 대표들은 지난 21일 참여당과 통합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22일에는 진보신당 내 통합연대,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진보교연, 빈민단체 대표자들은 기자간담회에서 민노당이 국참당과의 통합을 결정하는 순간 “민노당은 더 이상 진보세력이 아니다”며 “민노당의 정체성도 끝난다는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