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크 귀순’이 해당 지휘관 경계관심 부족 때문?

지난 3일 발생한 북한군 병사의 ‘노크 귀순’ 사건은 해당 지역(육군 22사단) 지휘관들의 총체적 경계 관심 부족이라고 국방부가 15일 밝혔다. 


이영주 합동참모부 전비태세검열 실장에 따르면, 북한 병사가 귀순할 당시 소초 경계작전을 위한 감시장비로 757OP의 열영상장비(TOD) 등이 운영되고 있었으며, 경계근무는 고정초소 2개소와 밀어내기 경계조 2개, 순찰 3개조가 운용됐다.  


하지만 귀순 병사는 757OP의 TOD로부터 270m 이격된 사각지대에서 귀순했으며, 귀순지점은 좌측 고정초소로부터 420m, 우측 고정초소로부터는 570m 떨어져 있었다. 


이 실장은 “경계실패의 원인은 (경계)작전지역 대부분이 울창한 수목으로 형성돼 있고, TOD 등 감시 장비가 주요고지에(만) 배치돼 감시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면서 “또한 철책선 관리 및 불모지(시야확보) 작업이 미흡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크 귀순’사건의 문제는 해당 경계부대의 지휘관들이 이 같은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경계 취약점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계 초소 시야 확보에 필요한 인력 및 장비 부족, 경비대 CCTV 운영 및 관리 부실, 해당 지역 순찰 및 감시 인원 부족 등은 현장 지휘관만 탓할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동해선이라는 남북화해 상징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군 전반 지휘계통의 안일한 대적관과 경계 의식이 문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또한 김관진 국방장관과 정승조 합참의장에게 ‘노크 귀순’이 보고된 시점은 귀순 사건 발생 다음날인 3일로 확인됐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 의장은 이 같은 보고를 ‘첩보’ 수준으로 인식하고 예하부대에서 올라온 ‘CCTV로 귀순 병사확인’ 보고에 신뢰를 뒀다. 때문에 국감에서 정 의장이 “CCTV를 통해 귀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정 의장은 ‘CCTV 확인’ ‘노크 귀순’ 두 가지 상이한 보고를 받은 후, 4일에 합참 전비태세겸열단에 조사 구두지시를 내렸다”면서 “7일까지 조사 준비를 하고 8~10일까지 현장조사를 한 후 분석,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합참의장이 국감에서 ‘CCTV 확인’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합참의장 입장에선 전비태세검열단을 보내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