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크귀순’ 여파?…북한, MDL 민경군인 대거 교체

북한이 최전방 군사분계선(MDL) 경비와 수색을 담당하는 민경(민사행정경찰)부대 군인들의 성분 조건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부대는 소위 ‘계급적 토대(출신성분)’가 좋은 군인들 위주로 선발해 배치해왔으나 지난해 DMZ 북한군 귀순이 잇따르면서 김정은이 직접 성분 조건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근 군사분계선뿐 아니라 전연(前緣)지역 부근을 담당하는 4, 2(서부), 5, 1(동부) 군단 민경부대들에 혁명성이 강하고 계급적 토대가 좋은 군인들을 우선 배치하라는 명령이 내려져 지방에 주둔하고 있는 당 간부 자제들을 우선 선발해 민경부대로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과거에는 집안 성분 좋고 가족 중에 보위부나 보안원 출신이 있으면 민경에 선발될 수 있었다”면서도 “이제는 선발 조건이 강화돼 정치적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사범 등으로 교화소(교도소)에 간 가족이 있으면 민경에 선발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민경부대 군인이 입대한 이후에 가족의 행방이 의심스럽거나 경제사범 등 경미한 범죄로 처벌 받아도 후방으로 전출 대상이 되고 있다.  


이어 “현재 지방에서 성분이 매우 좋은 간부들을 재 선발해 해주 4군단, 개성 2군단이나 강원도 1, 5군단으로 전출을 보내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구멍(북한 군인이 탈북한 것을 비유한 말)이 난 전연부대가 군인을 다시 뽑고 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민경부대에 추가 선발된 군인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전방 근무이지만 빠른 진급과 전역 후 입당과 대학 입학에 혜택을 받기 때문에 대부분 이를 환영한다고 한다. 그러나 지방에서 충분한 혜택을 받는 간부급 자제들은 오히려 고된 전방 근무를 꺼린다는 것이다.


올해 3차 핵실험 이후 민경부대 군인들은 6개월 가까이 전투화를 벗지 못하고 비상대기 상태로 지냈다. 또한 최근에는 식량 배급 상황도 좋지 않아 지난해 동부전선에서 노크 귀순으로 유명한 임모 씨(당시 중급병사)는 “배가 고파 칡뿌리를 캐 먹었다. 소금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아 오랜만에 맛본 소금에서 단 맛이 날 정도였다”고 증언한 바 있다. 


서울 양천구 거주 탈북자 이모 씨는 “아무리 성분에 하자가 없는 병사도 북한과 남한의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군에 입대하게 된다”면서 “인민군에 대한 배급이나 근무조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귀순 사건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