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핵폐기·평화체제 협상 동시 진행”

▲ 노무현 대통령 ⓒ연합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문제에 대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을 하고 그것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에 왔다고 볼 때 종전선언을 하고, 또 평화체제 협상과 핵 폐기의 집행과 실행은 동시에 진행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일본 아사히신문과 회견을 갖고 “당연히 핵 포기를 전제로 종전선언.평화선언이 이뤄지는 것이지만, 핵 폐기에는 긴 시간이 걸리는데 그 시간을 다 기다려 실제로 폐기가 끝나고 난 뒤에 평화체제에 관한 절차를 시작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가 3일 인터뷰 전문 공개를 통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동시에 진행하지 않고 어느 한쪽이 먼저 모든 것을 끝낸 뒤 다음 절차를 진행하면 합의 자체가 성립되기 어려운 것 아니겠느냐”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보유와 관련, 노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핵무기를 용납할 가능성은 없다”며 “`북한에 핵무기가 있어도 좋다. 있어도 평화를 관리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은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하는 사람들이 일부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아무리 전략적으로 그렇더라도 우리 국민은 절대로 그것을 납득할 수 없기 때문에 그건 전략으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 핵기술의 시리아 이전 의혹에 대해 “그 사실은 모른다. 증거를 본 일도, 설명들은 일도 없다”고 전제, “6자회담은 문제를 푸는 핵심적인 과정이다. 불확실한 문제나 사소한 장애를 갖고 그것을 근본적으로 파탄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의 핵심은 `위험에 대한 쌍방의 착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규정한 뒤 “미국은 북한이 생각하는 것 만큼 그렇게 위험한 상대가 아니고, 북한 또한 미국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위험한 상대가 아니다”며 “일단 위험하다는 생각을 기초로 계속 공격적인 발언을 하니까 위험한 일들이 자꾸 생겨나는 것이다. 때때로 드는 의문은 누군가가 이 착오를 자꾸 만드는 것 아닌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요청하고 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 “`의심하지 말고 경계를 푸시오’ 그 말을 하고 싶다”며 “나는 북쪽이 우리에게 갖고 있는 의구심을 먼저 해소하는 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왔고, 불안이 없어지면 경계를 풀기 시작하고, 그러면 일이 잘 풀릴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일관계와 관련, 노 대통령은 “일본은 가급적이면 민감한 문제를 만들지 말고 진심으로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일본 쪽의 어떤 변화가 먼저 있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하고, 현실적 가능성도 일본 쪽에서 먼저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일본이 또 다른 사과를 거듭해서 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일본 국민이 지향하는 목표가 확실하게 세계 평화세력으로서 이웃과의 화해와 협력을 통해 또는 세계 평화에 대한 보다 더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세계평화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면, 한국민들은 과거사에 대한 태도도 훨씬 더 누그러지고 빨리 잊어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에 대해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한 뒤 “큰 흐름을 당장 바꿀 수야 있겠느냐만은, 작고 민감한 문제들은 우리가 지혜롭게 대처해 갈등이나 정서적 대결을 보류하거나 일시 회피하면서 좋은 일을 그 위에 계속 쌓아갈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후쿠다 총리가 훨씬 더 유연하게 대처하리라 보고, 또 그것은 매우 중요한 진전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일간 현안으로 야스쿠니 신사와 역사교과서, 독도, 해저지명 문제를 제시하고 “후쿠다 총리가 매우 사려깊고 책임 있는, 말하자면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책임 있는 관리를 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아마 후쿠다 총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싱가포르에서 만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한 때 카운트파트였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총리에 대해 노 대통령은 “좀 낭만적으로 생각했었다. 말하자면 아주 호불호를 분명하게 말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아주 진취적인 결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말하자면 우리가 좋은 얘기를 하면 좋은 보답이 돌아올 것으로 기대했었는데 그런 기대는 좀 낭만적이었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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