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당중앙’ 재등장…김정은 후계 암시?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당 중앙’이라는 표현이 등장해 주목된다. 9월 당대표자회에서 앞두고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의 후계를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30일 ‘조선노동당대표자회를 높은 정치적 열의와 빛나는 노력적 성과로 맞이하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위대한 김정일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며 ‘당 중앙’의 두리(주위)에 단결하고 또 단결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김정일의 후계구축 과정에서도 ‘당 중앙’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던 만큼 노동신문의 이 같은 표현이 ‘김정은’을 지칭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김정일은 1974년 2월 13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위원으로 선출된 이후 당 정치위원회(정치국 전신) 위원, 당 조직비서 겸 조직지도부장, 사상담당비서 겸 선전선동부장의 직책을 맡아 당의 인사권, 감찰권 등을 거머쥐었다.


노동신문은 김정일이 정치위원에 선출된 다음날(2월14일) ‘위대한 수령님의 부르심과 당 중앙의 호소를 받들고…’라며 김정일을 ‘당 중앙’이라 호칭했다.


이 같은 전례에 비워볼 때 44년만의 당대표자회를 앞둔 시점에 노동신문에 ‘당 중앙’이란 표현이 재등장한 것은 북한이 김정은은 후계를 사실상 공식화하고, 이를 주민들에게 공포하는 단계에 진입하기 위해 ‘수순 밟기’에 돌입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정부는 북한의 태양절(4.15)에 이어 건군절(4.25) 중앙보고대회에서 1996년 이후 북한의 주요 행사와 보도매체에서 사라졌던 ‘당 중앙위원회’란 표현이 재등장하자 북한의 후계와의 연관성에 주목해 왔다.


사설은 또한 “당을 강화하고 그 령도적 역할을 끊임없이 높여 나가는 것은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를 위한 결정적 담보”라고 말해 당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국방위원회의 역할을 강조해왔던 북한이 최근 ‘당’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선 점이 눈에 띈다.


앞서 지난달 7일 열린 12기 최고인민회의 3차회에서 최영림 내각 총리 임명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제의’에 의한 것으로 밝힌 점도 북한의 정책결정구조가 노동당, 특히 정치국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평가됐다.


때문에 북한이 당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김정은의 후계를 공식화하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도 김정은의 후계수업이 이뤄질 경우 군(軍)에서 보다는 정치사업이 앞서는 당(黨)쪽에서 이뤄질 것으로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당 중앙’이란 표현이 김정일의 후계체제 구축을 답습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김정일의 영도 하에 김정은 지도체제가 수립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정 연구위원은 또한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에게 공식적으로 직책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미 핵심적인 직책과 권한은 넘기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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