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권력독점 87.6%?…”송영길 의원, 공부 좀 하세요”

▲ 열우당 송영길 의원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열린당 송영길 의원이 얼마 전 “북한의 조선노동당도 87.6%밖에 권력독점을 보이고 있지 않다”며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아달라고 읍소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조선민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10기 최고인민회의 의원이 687명”이라며 “이중 조선노동당이 602명, 조선사회민주당이 52명, 천도교 청우당이 23명, 기타 무소속이 10명”이라면서 한나라당이 조선노동당 보다 더 심한 권력의 독점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송 의원을 비롯해 열린당 소속 의원들이 총출동해 국민들을 향해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애걸하고 있는 것이야 굳이 시비할 생각이 없다. 그러나 여당 의원이 갖고 있는 북한 정치권력 구조에 대한 인식의 수준은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송의원이 예를 든 ’10기 대의원’은 지난 98년에 구성됐다가 현재는 2003년 8월 11기 대의원으로 새롭게 구성됐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지금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10기인지, 11기인지도 모르고 있는 셈이다.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남한으로 치면 형식상 ‘국회’에 해당한다. 그러나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우리도 헌법이 있으며 국회를 갖고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선전하기 위한 형식상의 기구일 뿐이다.

북한에서는 헌법이나 노동당 규약보다 김일성의 교시나 김정일의 지시가 초헌법적 지위를 가진다. 지금은 김정일이 당 총비서 겸 국방위원장. 인민군 최고사령관 자격으로 북한을 통치하고 있다. 최고인민회의는 예산 정도나 형식적으로 통과시키는 거수기 역할만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 지식은 대학 북한학과 2학년 쯤이면 다 안다. 그런데 대한민국 헌법기관인 국회와 북한 최고인민회의를 동렬에 놓고 ‘권력독점’ 운운하는 것이 우습다 못해 처량하기까지 하다. 송의원은 명색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아닌가?

또, 그가 지적한 ‘조선사회민주당’과 ‘천도교 청우당’은 북한에선 ‘우당(友黨)’이라 부른다. 한마디로 북한이 수령독재, 일당 독재를 감추기 위해 만든 위성정당이고, 내부적으로는 조선노동당 통전부 등에 소속돼 직접 지시를 받는다.

북한 권력구조에서 최고인민회의의 지위도 모르고, 위성 정당들이 대의원 수와는 별개로 그 기능과 역할이 노동당의 지시를 받는 한계를 지니고 있는데도 “조선노동당도 87.6%밖에 권력독점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송 의원의 주장은, 그가 ‘무식’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면 국민들을 기만하기 위한 저급한 선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각설하고, 송 의원은 북한에 대해 부디 공부 좀 하시길 부탁드리고, 5.31 지방선거 결과가 어떻게 끝날지 모르겠지만 송 의원과 열린당은 대북정책에서 진정 어린 반성을 통해 국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박영천 기자 pyc@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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