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5년 만에 대정부연대투쟁…일단 밥그릇은 챙기자?

현 노동계를 양분하고 있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대정부 연대 투쟁에 합의했다. 복수노조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를 둘러싼 정부와의 입장차에 따라 총파업도 불사하기로 했다.

양대노총 지도부는 21일 회동을 갖고 정부가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를 강행할 경우, 함께 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선 ‘6자 대표자 회의(양대 노총과 정부, 경총, 대한상의, 노사정위원회)’ 틀 안에서 대화를 진행하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와 경영자 측이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 금지를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전제 아래서만 대화에 응한다는 방침이어서 타협점이 모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수봉 민주노총 대변인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대화를 거부하고 그대로 진행한다면 결국 양 노총이 총파업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고, 강충호 한국노총 대변인도 “연대투쟁의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은 실무협의체를 지속적으로 가동하면서 그때그때 상황을 반영해서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대노총은 우선 다음달 7일과 8일 대규모 노동자 대회를 함께 열고 총파업 찬반 투표도 다음 달 안에 마친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정부와 경영자 측이 다음달 7일 이전에 ‘6자 대표자 회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총파업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995년 민주노총 출범 이후 노동계를 양분해온 이들의 연대 선언은 지난 2004년 비정규직법 문제와 한-미 FTA 반대를 위해 대정부 연대 투쟁에 나선 뒤 5년 만이다. 1996년 말부터 1997년 초까지는 노조법 제정 등을 둘러싸고 연대 총파업을 벌인 적도 있다.

그러면서도 한국노총은 정치적 사안에 대해 민주노총 보다 보수적인 색깔을 유지해왔다.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 등과 함께 국가보안법 철폐,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파기 등을 주장해 온 반면 한국노총은 정책에 따라 한나라당을 지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양대노총이 그동안 정치적 문제와 투쟁방식 등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여 왔지만 노동문제만큼은 인식의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것에 비춰볼 때 당분간 이들의 연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일 서강대 교수는 “양대노총의 반발은 예정된 것이었다”면서도 “양대노총이 총파업에 나서겠지만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문제가 13년 묵은 것인데 마냥 불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복수노조 문제와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문제가 13년 동안 시행이 보류돼 왔다는 측면에서 더 이상 양대노총이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가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만큼은 반드시 시행하겠다는 입장이고 복수노조 문제도 제한적 범위 내에서라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양대노총이 파업을 강행하더라도 정부의 양보를 받아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때문에 남 교수는 “양대노총도 이 같은 한계를 인식하고 있어 결국 적절한 선에서 타협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다만 정부와 노동계 간의 밀고 당기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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