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8·15경축사에 담긴 대북 메시지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15일 8.15경축사에서 던진 북한 관련 메시지의 핵심은 분단 상황의 지혜로운 관리를 강조한 것이지만 남북 과거사에 대한 용서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듯한 언급이 나온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으로 꼽힌다.

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먼저 “무엇보다 분단상황을 지혜롭게 관리해 나가야 한다”며 “적대적 감정을 자극해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남북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시각이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 간에 인권도 중요하고 국민 자존심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인식 위에 안정적 상황 관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결과적으로 ‘평화 없이는 통일도 없다’며 는 종전 입장을 반복한 셈이다.

다만 지난 달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우리 정부가 대북 쌀 차관 제공 논의를 미사일 문제의 출구가 보일 때까지 유보키로 결정하면서 남북관계가 냉랭해진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특히 상황 관리에 대해서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전후 맥락에 비춰 미사일 문제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안 채택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경색된 가운데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추가 조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압박과 봉쇄 중심으로 국면이 조성될 경우 자칫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해칠 가능성에 대해 경계심을 피력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북한 수해를 계기로 정부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쌀 북송을 추진하는 것도 인도적이기는 하지만 일종의 상황 관리조치로 보는 분석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상황 관리의 양대 축으로 확실한 억지력과 북한의 개혁.개방을 강조했다.

상황 관리를 위해서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억지력을 갖춰 대비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관용과 인내로 북한을 설득하고 개혁.개방의 길로 유도해야 한다는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개혁.개방과 관련해 “개성공단을 비롯한 경제협력 사업을 남북이 함께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튼튼한 다리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경협의 지속적인 추진 의지를 확고히 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개성공단이 평화번영정책의 시험장이 되기를 기대하는 정부 시각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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