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조기 남북정상회담 추진설 `쐐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31일 남북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관련, 북핵 6자회담의 성과가 어느 정도 가시화되는 동시에 북핵문제 해결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는 시점이 적기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장 이상적인 시기는 언제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정상회담 개최 시기는 자신의 임기와 무관하다며 이런 입장을 나타냈다.

노 대통령은 “내 임기와는 관계없이 6자회담의 결과를 더욱 더 공고히 하고 진전시키는데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적절한 시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시점은 우리가 임의로 앞당기기도 어려운 일이지만 6자회담 진전을 위해서 그 뒤로 늦춰서도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은 BDA(방코델타아시아) 북한자금 중개 문제로 난관에 빠진 6자회담 진전을 위해 자신의 임기내에 정상회담 추진을 강행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정치권을 중심으로 남북정상회담 시기를 놓고 ‘6.15’ ‘8.15’ 등 특정시점까지 거론되며 조기 개최설이 나오고, 또 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와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지난 2월27일 인터넷 매체와의 회견에서 “북핵문제, 관계정상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1차적 문제이고, 1차적 과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남북관계도 풀기 어려운 것이 국제적 역학 구조”라며 “먼저 해결될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가 할 일이 바빠질 것이고 여러 장애물이 없어지면 바빠지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등 `선(先) 6자회담 진전, 후(後) 정상회담’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왔다.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도 이 같은 입장의 연장선이다. 다만 2.13 합의의 초기 이행조치들이 착착 착수되고 일정한 성과들이 가시화된 후 남북정상회담은 2.13 합의사항, 6자회담의 진전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촉진제'(accelerator)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 보다 구체화됐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6자회담의 현 단계에서는 정상회담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라며 “어느 단계가 되면 정상회담을 하겠는데 그 때 하면 6자회담을 더 촉진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상회담 시기에 대해 “임기내냐 밖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6자회담을 진전시킬 목적으로 굳이 정상회담을 추진하지도 않겠지만, 굳이 자신의 임기내에 정상회담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언급은 BDA 문제 지연에 따라 6자회담이 교착되면 될수록 남북정상회담의 길은 그 만큼 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