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아리랑공연 방북 첫날 관람할 듯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북측의 아리랑공연을 관람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이 아리랑공연 관람을 제안했다면서 21일 복귀하는 선발대의 보고를 토대로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남북관계 진전과 국민 의식수준을 감안할 때 상호체제의 차이에 대한 이해와 존중 차원에서 좀 더 포용적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해 사실상 수용할 것임을 강력 시사했다.

아리랑공연은 2002년 4월 고(故) 김일성 주석 90회 생일행사를 기념해 최초로 공연된 집단예술로, 학생과 근로자, 예술인 등 총인원 6만여명이 동원돼 일제시대 항일무장투쟁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카드섹션과 집단체조 등을 통해 펼쳐진다.

주 내용이 북한 체제선전이란 점에서 관람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의견도 일부 있지만 이미 수 천명의 남측 인사들이 관람한 공연을 대통령이라고 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 장관은 2002년 1천∼2천명, 2005년 7천여명의 남측 인사들이 이미 아리랑공연을 봤으며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등도 관람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아울러 노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공연을 관람하는 장면만으로도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에 남북 화해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기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린 학생들이 대거 강제동원된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아동 학대논란도 제기되지만 이 장관은 “인권문제는 지역사회가 갖고 있는 환경과 특성에 따라 다르게 해석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이에 개의치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공연 관람은 정상회담 첫날인 10월2일 저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틀째인 3일에는 양 정상이 합의문 도출을 위해 짬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리랑공연 내용 중 민감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부분은 사전에 남북 합의로 걸러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8월 시작된 아리랑공연은 수해로 중단됐다가 아직 재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선발대가 미리 공연을 관람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올해 공연의 경우 내용이 특별히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사전에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카드섹션 등에서 `력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한다’는 등의 내용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연 관람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아리랑공연 관람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공연을 관람함으로써 불필요한 이념 논란이 남측에 생길 수 있다”면서 “실무적으로 차분하게 진행돼야 할 정상회담이 이데올로기 논란에 묻힐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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