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북한에 많은 양보하려 한다”

▲ 몽골 국빈방문 사흘째인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가 9일 미미 나담축제장이 열린 칭기스 후레를 방문, 조랑말을 쓰다듬고 있다. ⓒ연합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9일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만나면 북한도 융통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싶어 상당히 기대를 갖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양보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몽골을 국빈방문중인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울란바토르 시내 한 음식점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남북관계 및 대북정책에 대해 “국민이 보기에 자존심 상하게, 원칙없이 양보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한국전쟁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백지화하고, 북한에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양보할 수 없다”며 “하지만 본질적 정당성의 문제에 대해서 양보하는 것이 아닌, 다른 제도적, 물질적 지원은 조건없이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많은 양보’를 언급한 이유에 대해 “서로가 옛날에 싸운 감정이 있고 불신이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이 경제적으로도 부유하고 자연히 군사력이 세니까 혹시 북한 정권이 무너지기 바라거나 그쪽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는데, 그 불신이 있는 동안 어떤 관계도 제대로 진전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불신을 제거하는 것이 상대방과의 대화에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많은 형식의 문제가 있지만 불신, 불안감을 제거해주고 ‘해칠 생각이 없다, 흔들 생각이 없다, 같이 손잡으면 우리도 발전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질 때 격이 없이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개성공단을 열었다는 것은 소위 옛날식으로 말하면 남침로를 완전 포기한 것이며, 금강산도 서로 싸움하면 대단히 중요한 통로인데 열었다”고 북한의 변화를 강조하며 “우리도 조금 믿음을 내보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한 “예를 들어 한미연합 훈련을 하고 있는데 반격이 원체 단호해 보기에 따라 불안하게 볼 수 있고, 어찌 보면 시비일 수도 있고, 실제 불안할 수 있는 여러 사정이 있다”며 “이런 사정때문에 북한도 마음을 선뜻 못열고 내부에도 복잡한 사정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저는 북한에 대해 완전히 열어놓고 있다”고 전제한 뒤 “‘언제 어디서 무슨 내용을 얘기해도 좋으니 만나서 얘기해보자, 우리 국민들은 북한 체제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 어떻든 함께 안정적 토대위에서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수십번 얘기했다”고 말해 남북정상회담 제안의 유효성을 재확인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내달 방북 사실을 거론하면서 “미국과 주변국가들과의 여러 가지 관계가 있어 정부가 선뜻선뜻 할 수 없는 일도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길을 잘 열어주면 저도 슬그머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당국자는 이와 관련, “(남북) 정상 차원의 만남 제안은 과거에도 해왔고, 전에 없던 새로운 얘기를 한 것은 아니다”면서 “대북 정책 기조의 변화라기 보다는 남북한간에 서로 양보해서 신뢰를 구축하고 불신제거에 대해 좀 더 과감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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