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북방경제’ 구상 구체화하나

오는 28∼30일 평양에서 열릴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경제협력 확대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상하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북방경제’ 구상이 어느 정도 구체화될 지 주목된다.

정부는 8일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발표하면서 “남북경협 및 교류협력 관계를 양적.질적으로 한 단계 진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한반도 구상을 논의할 것”이라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에 머물고 있는 남북경협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획기적인 경협 구상 제안을 예고했다.

이는 곧 노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제13기 민주평통자문회의 출범식에서 언급한 ‘남북공조를 통한 북방경제시대 개척’ 구상에 담긴 한반도와 동북아의 경제적 비전에 대한 각론을 북측에 제의하고 논의할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7년 남짓 만의 남북정상회담이 시기적으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적 논의의 와중에 열린다는 점에서 북핵문제 해법 및 이와 맥이 닿아있는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궁극적인 한반도 평화는 동북아 경제협력에 대한 돌파구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는 선순환 개념에 따라 남북경협 문제도 그 무게감을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올 초까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이병완 대통령 정무특보도 8일 한 지방 특강에서 “이번 회담은 남북의 경제적 분단사태를 막고 북한경제를 살릴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양 정상은 북한 경제를 살릴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고, 열린우리당 이해찬(李海瓚) 전 총리도 9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경제특수를 이끌어 낼 대규모 경제협력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 크다”고 말했다.

남북공조를 통한 북방경제는 남북경협과 동북아 경협을 통해 한반도와 대륙간 협력공간을 복원, 한반도의 비즈니스.물류 허브화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으로, 이는 참여정부의 외교안보 정책기조인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와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노 대통령도 작년 6월17일 군 주요지휘관과의 대화에서 ‘경제통합→문화통합→정치통합’이라는 ‘3단계 통일론’을 제시하며 경제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평소에도 대북 경제지원과 이를 통한 한반도 경제통합, 나아가 동북아 경제협력으로 남북이 경제적으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는 점을 숱하게 피력해왔다.

노 대통령은 지난 3월26일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중 동포간담회에서 “남북관계가 열리고 우리 도로와 기차가 중국, 러시아로 바로 연결되고 만주, 연해주 개방이 이뤄지고 한국의 상품이 철의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으로 기차로 연결되는 시대가 오면 한국 경제가 또 한번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며 북방경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노 대통령의 언급에서 보이듯 한반도 경제도약의 획기적인 발판인 중국과 러시아로 연결되는 북방경제로의 복원을 위한 전제가 바로 ‘완전한’ 남북경협이다.

대북경협이 동북아를 아우르는 북방경제로 가는 하나의 ‘티켓’이라는 인식과 함께 노 대통령은 통일로 향하는 선(先) 투자개념에서도 이를 바라보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005년 9월 중앙언론사 경제부장단 간담회에서 “통일비용의 개념은 준비비용”이라며 “우리 경제에 하나의 활로, 베트남 특수, 중동 특수보다 볼륨이 더 클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북방투자’라고 인식하는 것이 사실에 맞을 지 모르겠다”고 언급, 과감한 대북 경제지원을 강조했다.

지난 2월 이탈리아 순방 중 동포간담회에서도 미국의 마셜플랜을 거론하며 “북한이 달라는 대로 주고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도 남는 장사”라고 언급한 것이나, “(북한에) 많은 양보를 하려 한다”는 작년 5월 몽골 발언도 선투자 개념과 함께 ‘북방경제’라는 궁극적인 목표로 가기 위해 암초인 북핵을 제거해야 한다는 평소 신념을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노 대통령은 작년 9월28일 한 방송에서 북핵 9.19 공동성명에 담긴 한국의 경제적 비용 부담과 관련, “부담도 필요한 것은 해야한다” “뒤에 가서 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결과가 된다”며 강력한 대북지원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 같은 ‘북방경제’로의 꿈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제거해야 할 걸림돌이 북핵문제임을 감안하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에 대한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의 ‘통큰 결단’을 촉구하는 동시에 북방경제 로드맵을 설명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이고 획기적인 남북경협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맥락에서 노 대통령이 제2차 핵위기의 해결 물꼬를 튼 2005년 9.19 공동성명이 도출된 다음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지금 당장 북한이 시급한 것은 쌀과 비료지만 장기적으로 에너지, 물류운송, 통신 인프라가 중요하며, 이 점에서는 한국정부가 체계적인 협력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사실을 곱씹어볼만 하다.

김 위원장에게 제시할 경협의 내용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과 같은 특정지역에 한정된 제한적인 경협이 아니라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같은 거대 프로젝트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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