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냉전적 보도 태도 문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2일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한 국내외 언론의 ‘냉전적’ 보도 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신중한 보도를 각별히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시내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기자연맹(IFJ) 특별총회 축사에서 북핵문제 해결 과정과 그 이후의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의 중요성을 거론하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미래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성공적인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언론과 국제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언론이 무엇을 가정하고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서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대결과 불신을 얘기하면 위기가 고조되지만 평화와 화해를 얘기하면 또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 문제도 마찬가지”라며 “우리는 지난날 끊임없는 대결과 근거가 박약한 충돌의 가정이 한반도와 주변세계에 불안과 혼란을 초래했던 여러 번의 경험을 기억하고 있다”며 국내 보수 언론과 일부 해외 언론의 ‘갈등 지향적’ 보도행태가 한반도 긴장고조의 한 원인이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어떤 가정이든 그것은 언론의 자유로운 판단이라 할 것이나 한국민에게는 안전과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그런 점에서 민감한 안보문제에 관한 보도에 있어 각별히 신중한 접근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총회에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 70여개국의 기자들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북핵문제 등 한반도 명운이 걸린 안보 사안에 대해 미국과 일본 등의 해외 언론이 그동안 대결을 조장하는 듯한 보도를 해온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됐다.

노 대통령은 지난 1월25일 신년회견에서도 “우리가 외교.안보를 하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해외언론”이라면서 “미국 언론은 미국이 북한을 보는 관점에서 여러 가지 얘기들을 하면서 북한에 대해 아주 나쁜 인상을 심는다. 전 세계에 북한에 대해 나쁜 인상이 심어져도 (미국에) 별로 나쁠 것이 없고 한반도에 위기감이 고조되더라도 당장 그 사람들은 별 문제가 없다. 일본(언론)도 마찬가지”라며 해외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피력한 바 있다.

해외 언론의 한반도 안보에 대한 `아니면 말고식’ 보도에 대한 노 대통령의 비판의 근저에는 당시 언급처럼 “한국은 위기감이 고조되면 한국경제가 바로 흔들리기 때문에 심각한 이해관계가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정일용 한국기자협회장이 개회사에서 부시 미 행정부를 겨냥, “미국은 핵무기 선제공격 전략을 포기했다고 공식선언하지 않았으며 중동지역 침략전쟁에서 발을 빼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대목을 의식한 듯 “지금 대한민국 정부는 친미정부”라면서 “그 정부의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에서 한국기자협회장은 미국을 비판할 수 있다. (그만큼) 한국의 언론자유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당초 연설원고에 없던 즉석 발언을 추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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