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기자회견 일문일답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지하 핵실험 발표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 모두발언과 일문일답 요지이다.

▲모두발언 = 오늘 이 자리는 한일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해드리는 자리로 준비했지만 오늘 북핵문제에 관한 돌발사태가 발생해 먼저 북핵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고 정상회담 내용을 말씀드리겠다.

오늘 오전 10시 반경 북한에서 진동이 감지됐고 12시경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했다는 공식발표를 했다는 보고를 접했다.

핵실험이 과연 핵실험인지, 핵실험이 성공했는지 과학적 검증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공식적 발표는 어떻든 중대한 사태로 규정하고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태는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태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국민과 국제사회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다.

정부는 북핵 실험에 대해 여야 지도자들과 사회 지도층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국제사회와 긴밀한 조율을 통해 단호하고 냉정하게 대처할 것이다.

국민께서는 안보에 대해 걱정이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 군은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의 어떤 도발에도 대처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국민들은 동요 말고 생업에 종사하며 정부의 노력을 지켜봐 줄 것을 당부한다.

한일 정상회담은 약 2시간 동안 진지한 대화로 계속됐다. 한일관계 전반에 관해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핵심은 북핵실험 발표에 대한 대응방안, 그리고 한일 양국간 존재하는 역사문제다.

그외 한일관계의 기본적 원칙과 역사문제에 대해서만 설명하겠다.

한일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 한일간 우호협력관계가 매우 중요하고, 동북아 나아가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 질서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데 양국은 인식을 같이했다. 이전부터 갖고있던 인식이다.

양국 관계가 과거사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고 관계가 조성돼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한일관계를 기초로 동북아 다자간 안보협력관계, 통화금융 질서에 있어서 동북아의 협력관계가 형성되는 일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라는 점도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과거사가 과거사이긴 하지만, 지나간 과거사가 아니고 현재도 살아있는 문제이고 역사 문제가 미래지향적인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말씀드렸다.

과거사가 합리적으로 정리되지 않으면 그것은 미래에 있어서 동북아의 끊임없는 불신과 불안의 기초로 미래 관계를 해칠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과거사가 한국에 중요한 문제란 점을 강조하고, 그것을 전반적으로 잘 해결해야 하지만 구체적으로 해결해야하는 몇가지 문제에 관해 제가 문제제기를 했다.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를 얘기했고 또 역사교과서 왜곡에 관한 문제, 그리고 종군위안부 문제 이런 문제에 대해 과거사이지만 해결되지 않으면 한일간 미래 문제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것이다는 말씀을 드리고, 일본 정부의 적극적이고 성의있는 노력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대해 아베 총리는 한일관계의 역사문제에 있어서 과거 무라야마 총리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계승한다는 점을 얘기했다.

그리고 종군위안부 문제에 관해서도 역시 과거 고노 외상이 발표한 종군위안부 인식이 그대로 계승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사교과서 문제에 관해서는 제1기 공동위원회가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고 2기 위원회가 출범 못하고 있는데, 금년안에 2기 공동위원회가 출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주셨다.

그밖에 아베 총리는 한일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동의 가치관을 갖고 있고, 한일협력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60년간 일본은 평화국가로서 어느나라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없었고 국제사회에 적극 기여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아베 총리는 과거 역사에 대한 한국 국민의 감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괄적으로 언급했다.

그리고 아베 총리는 양국간 존재하는 정치적 곤란을 극복하고 건전한 관계를 위해 적절한 대처를 해나갈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이전과 전혀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오늘 강행했다.

대통령은 단호한 대처를 강조했는데 현실적으로 정부와 주변국이 북한에 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인가. 오늘 북핵 문제에 대해 일본과 이견은 없었나. 또 일본 내부에서 핵 무장론이 제기될 가능성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 구체적인 대응조치를 말씀하셨는데 여러분들이 대개 예측하는 여러 대응조치들이 다 여기 포함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 대응 방법에 관해서는, 핵실험을 방지하기 위해서 경고조치로 말할 때하고 이제 핵실험에 성공했다는 공식 발표가 나온 시점의 대응은 조금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좀 더 책임있고 신중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다. 대응조치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내일 아침에 국회와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서 대화를 하겠다. 내일 점심에는 전직 대통령들을 모셔서 이 문제에 관한 의견을 들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6자회담 관계 당사국들과 긴밀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시시각각 상황을 확인하고 대응조치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고 있다. 중요한 건 조율된 조치라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의견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한국 정부가 너무 조급하게 독단적으로 구체적 조치를 취하는 것보다는 국내적, 국외적으로 충분히 의견을 교환하고 잘 조율된 조치로 대응할 것이다.

핵실험 강행을 방지하기 위해 핵실험 있기 전의 남북관계와 이후의 남북관계는 다를 것이라는 경고를 분명히 보냈다.

경고이기도 하지만 실제 상황 예측이기도 하다. 그간 6자회담 관계국 중 중국과 한국은 대화를 강조했다면 일본과 미국은 제재와 압력을 강조한 게 사실이다.

그런 입장에서 서로 조율하고 공조했지만 기본적인 인식 차이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제 한국이 소위 제재와 압력이라고 하는 국제사회의 강경수단 주장에 대해 대화만을 계속하자라고 강조할 수 있는 입지가 상당히 없어진 것 아닌가.

더 이상 대화를 강조할 수 있는 입지가 현저히 위축되고 상실되는 객관적 상황 변화가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는 전략적이고 조율된 대응을 할 것이다.

핵실험에 대한 대응 기조에 대해 일본 총리와는 이견이 없었다.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 그러나 차분하고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유엔과 관계 당사국간의 조율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한일간, 한미일간 협력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일본의 핵 무장론은 충분히 그렇게 추론할 수 있는 일이지만 금방 단기적으로 이 방향으로 빠르게 발전해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건 문제해결 과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지나친 비약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현실적으로 국제적인 공감대 위에 존재하고 있는 세계의 핵 질서에 대해서 모두 합의하고 있다.

이 합의를 쉽사리 무너뜨릴 수 있는, 핵 질서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어느 국가의 핵 무장론은 단기적으로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정부는 그간 정상회담의 선결요건으로 야스쿠니 신사참배 중단을 요청했는데 아베 총리가 애매한 입장에서 정확한 입장으로 바뀌었는지.

대통령은 과거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아베 총리가 비공식적으로라도 참배하면 향후 정상회담이 중단될 수 있나. 대통령이 일본에 방문할 의사가 있는지.

▲이미 보도로서 밝히고 있듯이 아베 총리께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는 과거의 문제이든 미래의 문제이든 답변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 경우에 정상회담을 할 건가 말건가가 상당히 우리로서도 고심되는 문제였습니다만 그간 아베 총리가 가져온 정치적 입장이 있는데 모든 것을 일거에 완전히 약속하는 정치적 행위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전제조건이 해결돼야 대화하는 게 아니라, 대화를 통해서 참배하지 않게 하는 방향으로 설득해가는 외교로 방향을 잡았다.

오늘 회담은 전체적으로 어떤 문제의 합의를 이루고 결론을 내는 회담이라기보다 앞으로 한일관계 방향에 대해 포괄적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해결될 문제를 제시하고,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돼야 할지 대화의 물꼬를 터 가는 정상회담으로 인식하고 정상회담에 임했다. 그래서 갈거냐 말거냐 즉답을 요구하지 않았다.

당연히 안갈 것으로 이해하고 또 거기에서 그저 사실로서만 안 가는 게 아니라 그 문제를 또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는 문제해결 방식을 모색해 그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방향으로 대화를 풀어갈 생각이다.

그래서 만일 야스쿠니 참배가 다시 강행될 경우에는 지금 일부 회복의 실마리를 찾은 한일관계가 다시 교착상태에 빠지지 않겠습니까.

셔틀 외교를 당장 복원하는 문제는 이번에 합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적절한 시기에 제가 일본 방문을 하기로 했다.

좀 더 긴 시간을 갖고 자주 만나 격의 없는 대화도 필요하고, 손님을 모시고 대화하는 것 보다 손님으로 가서 대화하는 게 솔직하고 명료한 얘기를 하고, 일본 국민에게도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어서 일본 방문은 저희 쪽에서도 상당히 필요한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을 계기로 대북정책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는데 한국이 주도해온 6자 회담 국가들과의 포괄적 접근 방안은 유효한가. 정부의 인도적 대북지원 사업과 금강산사업, 개성공단 사업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

▲‘대북정책, 남북관계 전체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것은 경고이자 또한 상황에 대한 저의 예측이기도 하다.

매우 민감한 외교상의 문제를 대통령 개인이 혼자서 다 자기 맘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의해서 거역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상황은 한국의 역할이 축소되는 쪽으로, 각국 자율성이 많이 축소되는 쪽으로 사태가 지금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이것은 객관적 상황이다.

구체적 문제는 관계 당사국과 우리 국내 정치지도자들과 긴밀히 협의해서 모든 문제를 하나하나 신중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다.

다만 포용정책이란 것이 북핵 문제 해결하는데 유효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거세게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정부도 이 마당에 와서 포용정책만을 계속 주장하기는 어려운 문제 아니겠나.

포용정책의 포용성이 더 있다고 하기도 힘든 것 아니냐. 궁극적으로 포기하는 건 아니지만 상황이 그렇게 바뀌고 있다는 것은 객관적 상황이다.

우리는 이후에도 평화적 해결, 대화에 의한 해결을 결코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날 처럼 모든 것을 인내하고 양보하고 북한이 어떤 일을 하든 간에 다 수용하고, 이제는 이렇게 해나갈 수 없게 된 것 아닌가.

구체적인 것은 하나하나 조율된 그런 조치들을 해 나갈 것이다. 조율되지 않으면 감정적 결정이 되고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만큼 효율성이 있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조율된 조치를 해 나갈 것이다.

포괄적 접근에 대해선 한미간에 마련하고 중일간에도 협의하고 있었다. 아마도 포괄적 접근방안은 내용이 현저히 달라질 수 밖에 없지 않겠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똑같이 포괄적 접근방법을 한국이 계속 주장하기는 힘들 것이다.

포괄적 정책을 포함해서, 한국이든 국제사회든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 중에 하나의 옵션으로 앞으로 변화돼 나갈 것이다.

변화된 상황에서 관리돼 나갈 것이다. 대북사업 질문도 했는데 방금 말한 내용에 포함해 이해해달라.

▲보충발언 = 현실적으로 논리가 아니고 현실로서 전 세계가 받아들이고 있는 국제 핵질서, 그 핵질서 위에 우리가 관리하고 있는 평화의 질서, 이 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그리고 아울러 남북간에 비핵화 협정을 위반하는, 아주 명백히 위반하는 구체적 사태이다.

당장의 안보의 위협은 아니라 할지라도 장기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에 안보불안을 야기하고 나아가서 다른 국가들의 핵무장을 자극할 수도 있는, 장기적으로는, 대단히 위험한 불장난을 한 것이다.

논리의 문제가 아니고 현실의 문제이다. 우리는 이 같은 성격에 걸맞은 한국정부의 대응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

여러분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 같은 작은 문제에 있어서도 증권시장은 매우 민감하게 움직인다. 실질적 위협 이상으로 여러 위협을 예상해서 증폭된 결과로 나타난다.

단지 단기간의 증권 시장 뿐 아니라 그 외 경제에서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정부는 경제에 영향이 가장 적도록 차분하고 전략적으로 잘 조율된, 그러나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단호한 그러나 차분하고 전략적으로 잘 조율된 조치들을 취해 나감으로써 실제 이상의 불안이 부풀려지지 않도록, 장래에 있어서는 심각한 위협이지만 단기적으로 당장의 안보위협의 성격으로 이해돼서 상황이 부풀려지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관리해 나가겠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우리 정부의 역량을 믿고 노무현 정부든 어느 정부든, 대한민국 정부이면 그 정도 상황 관리할 역량 있다고 믿는다.

현재와 미래의 합리적 대응을 믿고 불안해하지 말고 일상생활에서 안정된 생활을 해주시면 좋겠다. 안보 불감증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안보 불감증도 곤란하지만 지나친 안보 민감증도 곤란하다.

국민 모두가 협력해 나갈 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안정된 상황 관리가 오히려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큰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고 협력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