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7일 김정일( 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정동영(鄭東泳) 통일부장관을 통해 친서형태는 아니지만 구체적인 뜻이 담긴 구두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간 문서 형태의 친서는 없다”며 “그렇지만 정 장관은 김위원장의 면담에 대비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릴 경우 획기적인 대북지원을 하겠다는 등 몇가지 내용을 담은 노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평양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메시지의 구체적 내용과 관련, 다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몇 가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울 귀환후 정 장관이 언론브리핑을 통해 면담 내용을 모두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6.15 행사 참석을 위해 서울을 방문한 리종혁 위원장이 노 대통령에게 수첩에 적어온 김정일 위원장의 메시지를 낭독했던 적이 있다”며 “그와 비슷한 방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해 6월15일 서울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4주년 기념 국제토론회’에 참석한 리종혁 북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을 통해 역시 친서 형태는 아니지만 “남북관계를 크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요지의 메시지를 노 대통령에 전했다.
리 위원장은 당시 행사장인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노대통령에게 안부 인사를 전한다”며 수첩을 꺼내 김위원장의 메시지를 약 1-2분간에 걸쳐 설명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