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日납치문제ㆍ북핵해결 상충 안돼”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6자회담의 초점인 북핵문제 해결과 상충하지 않도록 접근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하노이 시내 APEC 회의장인 NCC(국제회의센터)에서 가진 한일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가 “일본인 납치 문제는 일본으로서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한 데 대해 이같은 입장을 개진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인 납치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하며, 우리도 납치문제가 있다”며 필요한 협력을 하겠다는 뜻을 전제한 뒤 “다만 납치 문제는 6자회담에서 초점을 두는 핵문제를 해결하면서 시간적으로 조화를 잘 이뤄가며 보완적으로 돼야지 서로 상충적 관계로 되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미국, 북한, 중국의 3자 합의에 따라 내달중 6자회담이 재개되면 1970년대와 1980년대 북한 공작원에 의한 일본인 납치 의혹 사건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북핵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6자회담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대화와 압박을 잘 조화시켜야 하고, 대국적 견지에서 문제를 풀어 나가면서 구체적 성과를 끌어나가야 한다”고 밝혔고, 아베 총리는 “그같은 견해에 동의하며 일본도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6자회담이 열리면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조기에 구체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노 대통령은 또 “한국은 주변국인 미국, 일본, 중국과 협의를 하면서 북한과도 문제를 풀어야 하는 특수한 위치가 있다. 우리의 생각과 입장을 귀담아 들어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고, 아베 총리도 “무슨 뜻인지 잘 이해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 인식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역사 문제가 더 이상 동북아 지역의 협력 질서에 장애요인이 되지 않도록 아베 총리가 지도력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고, 아베 총리는 “역사공동연구위원회를 조기에 발족하고 양국간 공통의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동해에서의 원만한 해양 질서 유지를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양국 외교당국간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내달 필리핀 세부에서 개최되는 ’아세안+3’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일 정상회담을 열어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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