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北아리랑공연 관람할까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18일 “북측 요청이 있으면 아리랑공연 관람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관람 여부를 놓고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아리랑공연은 2002년 4월 고(故) 김일성 주석 90회 생일행사를 기념해 최초로 공연된 집단예술로, 학생과 근로자, 예술인 등 총인원 6만여명이 동원돼 일제시대 항일무장투쟁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카드섹션과 집단체조 등을 통해 펼쳐진다.

문제는 공연의 주 내용이 북한 체제선전인데다 2005년 공연에서는 인민군이 국군 복장의 군인을 때려 눕히는 장면으로 논란이 있었고 어린 학생들의 강제동원에 따른 인권문제도 끊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부 내 기류는 현재로서는 ‘관람가능’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장관은 “아직 (북측으로부터) 공식 제의는 없었다”고 말했지만 “아리랑 공연은 북측(입장)에서 만든 상당히 자랑스러운 하나의 공연작이기 때문에 우리도 그런 점에서 존중하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혀 공식제안이 있으면 수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의 정식 제안도 아직 없는데 관람할 지 여부를 따지는 것은 이르다”고 말하면서도 “북한 체제 선전이 주 내용이기는 하지만 올해 공연의 경우 내용이 특별히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한.미 고위 당국자들이 이미 별다른 논란없이 공연을 관람한 적도 있다.

2000년 10월 방북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아리랑’의 전신인 집단체조 ‘백전백승 조선노동당’을 관람했고 2005년에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이 제16차 장관급회담 참가차 방북해 아리랑을 본 적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장면만으로도 남북 화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게 사실이지만 우리 국민의 아리랑 관람이 허용되는데 대통령이라고 관람을 못할 이유는 없다”면서 “양 정상이 함께 아리랑을 관람하는 장면이 연출된다면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에 화해의 메시지를 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연 관람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아리랑공연 관람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공연을 관람함으로써 불필요한 이념 논란이 남측에 생길 수 있다”면서 “실무적으로 차분하게 진행돼야 할 정상회담이 이데올로기 논란에 묻힐 수도 있으니 관람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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