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北미사일 ‘無言’에 담긴 뜻

북한이 지난 5일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비롯, 미사일 7기를 쏘아올려 세계를 놀라게 한지 이틀이 지나고 있지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어떤 언급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5월 중순 이후 노 대통령의 공개적인 언급은 딱 한 차례 있었다.

지난달 25일 6.25 전쟁 56주년 참전용사 위로연 연설에서 노 대통령은 안보상황을 언급하며 “북핵문제와 같은 불안요인이 남아있으며 최근 북한의 미사일 문제에서도 보듯이 한반도의 안보사황은 아직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전후로 노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한 말을 극히 아꼈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 이후에도 노 대통령의 ‘육성’은 국민에게 들리지 않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노 대통령이 말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발언을 외부에 공개를 하지 않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야당 등 정치권 일부에선 이런 태도를 ‘침묵’이라고 규정, ‘상황 인식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식의 비판을 하고 있지만, 청와대 참모들은 “현 사태에 대한 상황관리와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을 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통해 노리는 정치적 의도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응한다는게 정부 기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의 발언도 비공개, 전략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발언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노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 진전상황에 대해 수시로 보고받으며 정부 대응을 총괄적으로 지휘해왔다는게 청와대 설명이다.

노 대통령부터 정보당국이 지난 3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를 포착한 다음날 오전 종합적인 상황판단을 보고받고 관련부처에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지시했고, 미사일이 발사된 5일 새벽 5시12분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를 보고받은 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소집을 지시한데 이어 안보관계장관회의도 주재했다.

6일 아침에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노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외부에 ‘말’만 하지 않을 뿐 미리 정해진 방침에 따라 주도 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도 가능한 대목이다. 서주석(徐柱錫) 청와대 안보수석도 “정부의 대응 하나하나는 사전에 준비된 전략적 판단위에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대해 도발 행위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면서, 한반도 긴장이 실제 이상으로 증폭되는 것을 막는다는 원칙아래 인내심을 갖고 대화로 풀어나가자는 방침에 입각한 준비된 대응이라는 것.

여기에는 물론 외교적 노력을 통해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북한의 정치적 의도를 무력화시켜 나가는 적절한 수단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서주석 수석이 “상황이 발생했다고 대통령이 꼭두새벽에 회의를 소집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심각한 대책을 내는 것이 현 시점에서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라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상황인식과 맞물린다.

노 대통령은 7일 미사일에 대한 ‘무언'(無言) 스탠스를 계속 유지하는 가운데 이날 오전 공공기관 CEO 혁신토론회를 예정대로 주재했다.

물론 노 대통령의 발언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미사일 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메시지는 드러나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 통화에서 북한 미사일 문제를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해결키로 한 점에서 노 대통령의 대응 원칙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 참모는 “지금은 대통령의 발언이 아니라 회의체의 입장으로 정부입장이 나가고 있지만 계속 대통령이 침묵하기로 방침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상황을 봐서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어떤 말씀을 분명히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2월10일 북한이 전격적으로 핵무기 보유 및 6자회담 무기한 불참선언을 한 후에도 한동안 ‘침묵’을 유지하다 엿새후 ‘육성’으로 첫 공식 반응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2월16일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상황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응해 신중하게 대처해 달라”고 지시하며 북측에 6자회담의 조속한 복귀를 촉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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