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北核 당사국들간 상호신뢰조치 필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8일 “북한의 핵개발은 미국민보다도 한국민에게 더 심각한 문제”라면서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한미간 목표는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방한중인 윌리엄 페리 전 미국 대북정책조정관 일행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지금은 북한이 조건없이 6자회담에 나와야 하는 상황이지만 북핵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당사국들간 상호신뢰가 실제로 확보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동북아 정세가 앞으로 유럽처럼 평화와 공존의 구조로 갈 수도 있고 한반도 인접 강대국들간 갈등과 대립구조로 갈 수도 있는 불안한 측면이 있다”면서 “공고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동북아에서의 잠재적 갈등을 화해와 협력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동북아에서 지도국가가 되기 위해선 과거 침략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반성을 토대로 이웃국가의 신뢰를 확보하는게 필수적”이라며 “이러한 동북아 질서를 구축해 나가는데 있어 미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페리 전 조정관은 “현시점에서 북한의 태도변화가 필수적이지만 여타 당사국들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도 중요하다”면서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미국으로서는 6자회담 틀 내에서 북한과 진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번 독일 방문에서 주관심사가 무엇이냐”는 페리 전 조정관의 질문을 받고 “경제협력이 제일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독일통일 과정과 그 이후의 상황, 특히 EU(유럽연합)의 장래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에는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미대사, 토머스 파고 전 미태평양사령관, 틸럴리 전 주한미사령관, 카터 전 국방부 차관보, 이임하는 크리스토퍼 힐 주한대사등이 참석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