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유엔결의안 본뜻 파악’ 왜 지시했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0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을 접견한 자리에서 “정부에 안보리 결의의 취지, 본뜻을 정확히 파악해보라고 지시를 해놓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2∼3일전 이같은 지시를 안보실을 통해 내려놓았다며, 이 같은 언급이 이날 알려진 새삼스러운 사실을 아니라고 전했다.

노 대통령의 언급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취지에 부합하는 한국 정부의 이행 조치를 결정하기 위한 전제라는 뜻을 담고 있지만, 일본 외상을 만난 자리에서 이를 상기시킨 점은 북핵실험 이후 일본이 내놓고 있는 초강경 대북 조치들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할 수 있다.

안보리 결의의 취지를 정확히 파악토록 지시한 이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소개한 대목에서 이 같은 해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어 보인다.

노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라는 것이 각 국가에 권고하는 최소한의 수준이고, 최소한의 의무수준을 부과하고 모두 가급적이면 그보다 높게 해줄 것을 요구하는 취지인지, 아니면 그것이 전략적으로 적절한 수준이기 때문에 너무 높게도 하지 말고, 너무 낮게도 하지 말고 안보리 결의안을 하나의 기준으로 삼아서 그 수준을 지켜 나가라는 뜻의 권고인지 파악해보라”고 지시했다는 것.

다시 말해 유엔 결의안이 ‘전략적’으로 ‘적절한 수준’을 권고하는 것이라면, 각국이 너무 높은 대북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 낮춰야 하고, 너무 낮은 대북 제재 조치를 하고 있다면 높여야 하기 때문에 이같은 검토를 지시를 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한국과 일본의 대북 제재조치의 수준이 높다, 낮다고 적시해서 평가하지는 않았지만, 북한핵실험 이후 일본의 대북 제재 수위가 “너무 높을 수도 있다”는 의미를 우회적으로 피력했다는 분석을 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후 대북 금융제재를 강화하고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는 추가제재 검토에 착수했고, 또 북한 선박에 대한 미군의 검사시 해상자위대의 선제 무기사용을 가능토록 하는 관련 특별법을 제정키로 하는 등 대북 강경조치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미국과 더불어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 화물 검색 대상 범위를 가급적 확대하려고 해 그 내용을 좁게 해석하려는 중국 및 러시아와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언급은 일본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본뜻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는 방향에서 ‘필요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신중하게 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노 대통령은 지난 7월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일본 각료들의 ‘대북 선제공격론’ 발언을 겨냥,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선제공격 발언 등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일본의 태도는 독도의 교과서 등재, 신사참배, 해저지명등재 문제에서 드러나듯 동북아 평화에 심상치 않은 사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어 물러서려야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북핵 문제를 계기로 한 일본의 초강경 움직임에 경계심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이 아소 외상 접견에서 일본의 과거사 인식에 대한 신뢰 회복 노력을 촉구하면서 일본에서 제기되는 군비증강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도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이날 이 같은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하지만 결국 최종적으로 (유엔 결의안 후속 조치에 대한) 결정은 각국이 하는 것”이라면서 “일본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아소 외상은 이에 대해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세부적 사항은 향후 관련 동향을 봐가면서 각국이 자주적으로 결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일본 정부로서는 한미를 비롯한 관련국들과의 공조하에 안보리 결의를 이행해 나가겠다”는 뜻을 표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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