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아리랑’ 참모 만류속 박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둘째날인 3일 북한의 집단체조인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면서 기립박수를 친 것은 참모들의 만류를 물리치고 직접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가진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당시 공연 말미에 다른 수행원들과 달리 자신이 박수를 치게 된 경위를 소상히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저는 (아리랑) 내용에 대해 별 관심도 없이 `내용이 뭐든 그냥 보자’는 생각이었다”며 “막상 실무팀은 제 생각과 관계없이 `내용을 좀 수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 수정하지 말라고 손목을 잡는 것도 이상해서 `굳이 그럴 필요까진 없는데’라고 생각하면서도 하는 대로 따라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막상 가보니까 민감한 내용이 많이 줄었거나 달라졌다는 평가였다”며 “근데 마지막에 민감한 것이 하나 있었다. (공연) 마지막에 모두가 일어서서 박수치는 순간인데, 우리만 달랑 앉아 있을거냐 아마 그런 고민이었던 모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되 박수는 안친다’는 건의가 올라왔다”며 “그래서 `무슨 소리요. 그거 가서 전부 박수치는 것으로 해. 뭐 그걸 가지고..’ 이렇게 말했는데, 그래도 수행했던 각료들이 가만 보기에 아무래도 안되겠던지 `서기는 서되 박수 안치는 걸로 합시다’ 하고 다시 왔다. 그래서 `나 혼자만 치면 되는거지’ 그렇게 하고 나갔다”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나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북쪽의 인심을 얻어야 되냐, 남쪽의 인심을 얻어야 되냐. 우리 여론의 인심을 얻어야 되냐, 북쪽의 호감을 사야 되냐. 내가 여기까지 온 걸음이 얼마나 어려운 걸음인데 와서 마지막까지 하나라도 본전 찾고 가자면 북쪽의 호감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박수쳤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옆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한 권양숙(權良淑) 여사가 박수를 치지 않은 배경도 설명했다.

“이 사람(권양숙 여사)이 `나는 어떻게 하나’ 그러는데 그때 `부부는 일심동체니까 같이 칩시다’ 이러면 되는데 (좀 전에) `나는 뭐 치지’라고 했는데 그게 난지 우린지 구분이 안된다. 그래서 나와 우리는 다르다고 생각해 `당신은 치지 마시오’라고 했더니 안쳤다”는 것.

노 대통령은 “그런데 현장에서 수 만개의 눈동자가 우리를 집중적으로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데 박수 안치는 사람이 얼마나 민망했던지 안절부절 못했던 모양”이라며 “`이 사람들한테 인심 다 잃었다’면서 민망해서 곤란했다고 저한테 불평을 엄청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 하는 얘기가 `나는 북쪽에 오면 매맞게 생겼고, 당신은 남쪽에 내려가면 매맞게 생겼으니까, 이제 우린 북에 가도 욕먹고 남에 가도 욕먹게 됐다’고 얘길 하더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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