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의 ‘BDA 언급’ 무슨 뜻일까

“예상치 못한 ’BDA 암초’에 끌려다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실감나게 표현한 것으로 본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31일 AP통신과의 회견에서 북핵 6자회담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는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인 언급을 한 데 대해 6자회담에 정통한 정부 당국자는 ’한국이 느끼는 안타까운 심정’을 강조했다.

동해선과 경의선 열차 시험운행이 현실화되고 서울에서 남북 장관급회담이 개최되는 등 남북관계가 급진전되고 있지만 이른바 북핵 폐기를 위한 2.13합의 이행이 계속 지연되면서 자칫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잃는게 아니냐’는 탄식이 정부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다.

노 대통령이 회견에서 BDA 문제가 해결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지난 3월말 해도 상황이 이렇게 될 지 아무도 몰랐다”면서 “2.13 합의 이행의 진전 속에 남북관계의 해빙,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 등을 계획했던 정부의 절박감이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 3월 베이징(北京)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부차관보가 함께 기자들에게 ‘BDA 해법’을 공개할 때만 해도 BDA 해결은 순식간에 풀릴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미 재무부의 BDA에 대한 제재와 9.11테러 이후 국제 불법단체의 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애국법 311조의 촘촘한 규정 등으로 이러저러한 BDA 해결방안이 모두 허사가 되는 국면이다. 그러는 사이에 2.13합의 이행의 60일 이행시한(4월14일)도 훌쩍 지나가 버렸다.

최근 가장 유력한 해결방안으로 부각했던 미국의 와코비아 은행을 중계기지로 활용하는 송금방안도 사실상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BDA 경영진 교체를 전제로 아예 미국 재무부의 BDA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도 중국 정부의 소극적인 자세로 인해 전망이 불투명하다는게 외교가의 전망이다.

BDA 해결을 위해 30일 중국을 방문해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을 만났던 힐 차관보가 일단 다음 기회를 기약하고 발길을 워싱턴으로 돌렸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 일각에서는 “미국이 해결하지 못하는 BDA 문제를 한국이 주도적으로 풀어보자”는 ’주체적 방안’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한국수출입은행을 BDA 북한 자금의 중계기지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이다. 실무적으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게 이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 등 직접당사자들이 한국이 나서는 해결방안을 선택할 상황이 아니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북한은 미국을 경유하는 송금을 통해 국제 금융가에서 ’잃어버린 신용’을 되찾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 대통령도 수출입은행 방안에 대한 질문에 “혹시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돕겠다는 의사 표시를 했지만 아직까지 어느 쪽에서도 구체적인 도움의 요청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중국과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BDA 해결을 도모하는 상황이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결의 방향은 확고하다’면서 ”차분하게 상황을 지켜보면서 BDA 해결을 촉진시키고 BDA 해결 이후 보다 신속하게 2.13 합의 이행을 앞당기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