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북한 전역에서 일제히 시작하는 동기(冬期)훈련에 맞춰 적위대 편성에 변화를 주는 등 훈련이 강도 높게 준비되고 있다고 내부소식통이 지난달 30일 알려왔다.
북한 동기훈련은 강추위를 견디며 옥외에서 진행하는 우리군의 혹한기 훈련과 유사하지만 정규군 외에 교도대와 노농적위대, 일반 주민까지 참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 훈련에 앞서 당국은 노농적위대의 역할을 높이기 위해 소대장급 간부(작업반장급) 교체와 훈련 장비 준비 지시를 내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노농적위대는 예비전력 가운데 교도대(제대군인 중심)를 제외한 17세 이상 60세 이하로 조직한다. 지방 적위대는 제대군인이 상당수 포함되며 지휘부는 당위원회와 정부기관을 망라해 민간 방위목적으로 편성하고 있다.
각급 제대장은 대부분의 경우 각급 당 위원장이 되고, 중견간부는 각급 당과 행정기관의 군사부 및 군사동원부 간부, 김일성청년동맹 간부들이 임명된다.
사실상 민방위 조직에 가까운 적위대에 변화를 주는 것은 주민들 사이에 전시 분위기를 고취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함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동기훈련 준비를 빈틈없이 진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오고 직장 적위대장들을 젊고 날파람(날쌘 기세)이 있는 사람들로 교체하라는 방침도 전달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시군 당위원회는 직장별로 적위대 간부들을 소집해 30대 제대군인을 책임자로 임명했다. 무산군의 한 공장에서는 50대 적위대장을 해임하고 30대 초반 경보 제대군인을 처음 임명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직장 당위원회는 전시를 방불케하는 훈련을 진행하라는 지시와 함께 훈련 물자 준비도 챙기고 있다”면서 “식량과 피복, 수기훈련 및 행군 물자, 화력 물자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군, 보복전진, 사격 등은 훈련 감독원이 직접 점검하고 소대를 모아 총화를 진행하도록 했고, 훈련에 성실히 임한 대원은 표창도 주기로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취사원들도 식사 준비와 배식만 하지 말고 정식 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5일 함경북도 회령과 경흥 일대에서는 사전 예고 없이 사이렌을 울려 교도대와 적위대를 비상소집했고, 이후 강도 높은 행군까지 실시했다고 내부소식통이 알려온 바 있다.
북한 당국이 동기훈련을 실전에 대비한 수준으로 훈련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주민들은 괜한 고생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끌려다니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매년 하는 훈련이라 특별한 의욕이 없기 때문에 고생만 더 한다는 생각이 많다”면서 “어떻게 하면 훈련에 빠질 이유를 찾는 주민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적위대에 지원물자 마련을 위한 돈을 내고 훈련에는 불참하는 대원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