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박정희 ‘도끼만행사건’ 원칙대응 배워야”

북한의 연평도 무차별 포격에 대한 우리 정부 당국의 대응이 소극적이라며 일부 네티즌들이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트 연평도 피격 관련 기사에 ‘베플(베스트 댓글)’로 선정된 정진호(가명) 씨는 댓글로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 당시의 상황과 박정희 前 대통령의 대응을 설명하면서 현 정부 당국의 ‘미적지근’한 대응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은 1976년 8월 18일 북한이 휴전선 비무장지대 판문점에서 미루나무를 절단 중이던 미군 중위 2명을 도끼로 살해하고 카투사 4명에게 부상을 입힌 사건이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원색적인 성명을 발표하면서 미군과 함께 ‘전쟁불사’를 각오하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당시 전쟁준비태세인 ‘데프콘(Defence Readiness Condition·DEFCON)’ 3 단계가 발령됐으며 65대의 전투기가 탑재한 미 7함대 소속 ‘미드웨이’ 항공모함이 동해까지 파견돼 전쟁 직전의 상황까지 갔다.


결국 이 같은 한·미의 즉각적인 강경대응으로 김일성은 사건 사흘만에 군사정전위를 통해 유엔군 사령관에게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에 대해 유감’이라는 ‘공식 사과’를 전달했다.


1953년 휴전 협정 이래로 데프콘 3단계까지 발령된 사례는 ‘도끼만행 사건’과 ‘아웅산 묘지 폭파사건’ 등 단 두 차례 뿐이었다. 데프콘 3단계는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킬 조짐을 보일 때 발령되며 전군의 휴가와 외출이 전면 통제된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정 씨의 댓글에 동의하면서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에 준하는 정부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네티즌 김승훈(가명) 씨는 “당시 특전사 장병들은 북한의 초소를 파괴정도가 아닌 초토화를 시켰다”면서 “하나를 공격당하면 열을 부수겠다는 각오로 임했고 미국 측에도 충분히 그런 대한민국의 의지가 전달됐다고 본다. 당시 한·미 관계가 좋지 않았음에도 미국이 움직여 준 것이다”라고 말했다.


네티즌 진선호(가명) 씨는 “김정일하고 돼지 아들 한번 ‘내 인생 여기서 종 치는구나’하고 생명의 위협을 줘야 다시는 (우리를) 안 건드리지. 우리 건드리면 가루도 안남기고 없애 버리겠다는 분노를 보여줘야 정신을 차릴 것”이라고 분노했다.


또한 네티즌 전국진(가명) 씨는 정씨의 글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을 향해 “왜 이글에서 전쟁을 도출하려고 하는가. 이분의 주장은 도발에 대한 확실한 대응을 하자는 주장일 뿐”이라면서 확대해석 의견을 일축 시켰다.


한편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은 “네티즌들의 이러한 반응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무력 대응의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번 연평도 사태는 도끼만행사건과는 달리 준 전쟁 도발행위였다”면서 “무력 대응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북한의 포격시 바로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감안했으면 도끼만행 사건당시에 준하는 효과를 얻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한·미 연합훈련을 위해 조지워싱턴호가 오고 있는데 이를 통해 무력시위 일종으로 북한에 교훈을 주는 정도의 대응은 가능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는 도끼만행 사건 당시 한·미의 강력한 대응에 비해 그 효과는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